아웃렛을 비롯한 대형쇼핑몰 등이 들어서면서 인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생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연구실에 따르면 대형쇼핑몰 등의 입점으로 주변 소상공인들의 평균 월 매출액은 1348만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주변 소상공인과 경기도 파주 신세계·롯데 아웃렛 인근 파주와 고양시 소상공인 314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대형쇼핑몰 출점 이전 3년간 이들의 평균 월 매출액은 2898만원이었으며, 출점후 4년간 평균 월 매출액은 1550만원으로 46.5%나 줄어들었다. 특히 매년 매출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결국 폐업하는 소상공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불과 수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고양의 의류 상설할인매장의 경우 파주 아웃렛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소상인들이 모여들면서 할인매장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주변에 아웃렛이 들어서면서 빈 점포들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에 200여개 점포가 있는데 20% 정도가 문을 닫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처럼 아웃렛 등으로 인한 지역상권 피해가 여실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의 아웃렛 전쟁은 한창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프리미엄’을 앞세워 경기도 여주를 시작으로 파주, 이천 등에 들어서더니 유통 빅3 중 하나인 현대백화점도 이에 질세라 아웃렛 전쟁에 가세했다는 소식이다. 무엇보다 프리미엄을 표방하면서도 브랜드 대부분이 국내 중저가 제품들이어서 인근 소상공인들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사막 한 가운데 아웃렛을 만들어 관광상품화하고, 독일의 경우 주변 소상공인 매출이 10%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 아웃렛 허가를 내주지 않는 등 이와 비교하면 달라도 너무 다르다.

파주의 한 프리미엄 아웃렛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아웃렛의 경우 식료품이 아닌 의류가 주 업종이라서 의무휴업이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말하면 식료품 등을 주로 다루는 대형마트에게만 의무휴업이 적용되고 있으며, 주변에 의류매장과 대형 아웃렛은 이와 무관하다는 얘기다. 우여곡절 끝에 대형마트의 영업규제 등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이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

더 이상 소상공인과 지역이 파탄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유통산업발전법에 좀 더 구체적으로 의무휴업 적용 대상을 정하고, 이를 어길시 강력한 처벌규정 등을 담아야 한다. 지역상권이 무너지고 소상공인들이 설 길을 잃는다면 대기업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생태계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이유가 어쨌건’ 대형마트는 의무휴업 대상이고 아웃렛은 아니다는 것은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유통산업발전법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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