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A업체로부터 최근 상담요청이 들어왔다. 이 업체는 지난해보다 거래처가 늘어나면서 원자재 매입자금 및 운전자금이 필요하다고 했다. 매입처들은 오랜기간 거래를 해 왔기 때문에 외상거래도 가능할 수 있지만, 최근 경기둔화와 부실 매출처들이 발생하면서 현금거래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을 융통해야 하는 상황이다.

A업체는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거래은행과 기존에 사용하고 신용보증기금에서 상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은행에서는 재무등급이 낮아 추가자금은 올해 결산이 끝난 다음에나 생각해 보자고 했다. 신용보증기금에서도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니 내년 결산 후 보자는 답변만 들었다고 한다.

이 회사의 재무재표를 확인해보니 2012년에 적자가 발생돼 현금흐름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2013년이나 올해에는 다시 거래처가 증가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아래 재무상태표나 손익계산서 요약본을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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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는 재무등급을 산정할 때 최근 3개년 재무제표를 평가한다. A업체의 현황을 보면 2012년 매출액이 감소했고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으며 당기순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2013년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왔으나 2011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줄어 재무등급이 좋지 않은 상태다.

은행에서 추가 여신여부를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기업의 현금흐름이다. 매출을 올리고 벌어들인 현금으로 비용과 이자비용을 충당하고, 재투자하는 게 원활한지 검토하는 것이다.

그러나 A업체는 현금흐름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선다. 추가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고 금리 조정이 되지 않는 재무등급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반기 정책자금이나 시중은행 자금들이 일반 제조업체에 치중돼 있어 A업체의 경우 “올해 결산이 끝나고 보자”는 답변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은행 등에서 취급하는 기업 관련 자금 등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자금들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들은 재무등급이나 담보여력 등을 보고 여신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이를 지원받기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기업의 특성 등을 보고 지원하는 자금들도 있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기술금융이나 지적재산권금융도 지금까지의 기업자금 성격과는 다르게 지원되는 자금이라고 할 수 있다.

상담을 의뢰한 이 회사는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이하 농신보) 대상업체다. 결국 농신보 안내를 받고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업체처럼 아직까지 도심지역에 있는 중소기업들은 농신보 지원대상이 되는지 모르는 업체가 많다. 홍보도 많이 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은행원들도 취급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르고 있다.

농신보 지원대상은 △영농(어)조합법인 △농업회사법인 △농림수산물 생산 및 유통 가공업자 △농림수산물 또는 가공제품 수출중소기업 △농림수산업 기자재 생산 중소기업 등이다. 한마디로 농신보는 농림수산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금이다. 담보력이 적은 농림수산업체 등에 대해 신용보증서를 발급해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보증 형태는 일반보증, 우대보증, 특례보증 등이 있다. △농어업인의 영농어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일반보증 △우대보증 대상자에게 일반보증과는 별도 한도를 부여하고, 보증 심사기준을 완화해 지원하는 우대보증 △정책적으로 지원하며, 마찬가지로 별도 한도를 부여하고 보증지원 기준을 완화한 특례보증이다.

회사가 지원대상에 해당되는지와 한도는 얼마나 나오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한 후, 대상업체라면 신용평가서류를 작성하고 농신보 제출 사업계획서를 철저히 준비해 상담한다면 자금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재무등급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함께 최근에 정부가 신용이 다소 좋지 않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내놓은 지원자금 성격을 꼼꼼히 챙겨본다면 경영상 장단기 자금 운영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될 것이다.[기업자금지원센터 신성범 센터장, 서종원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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