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정부와 사회적경제기본법 입법을 놓고 논의를 시작한다는 보도가 복수의 매체를 통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역시 사회적경제 관련 법안을 국회에 발의하면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조직에 대한 지원을 규정하는 기본법의 연내 제정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경제기본법 의의와 입법쟁점’ 세션에서 한국교원대학교 김혜원 교수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의 안을 분석하고 세부 쟁점을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 창립총회 및 기념포럼’의 일환으로 18일 열린 ‘사회적경제기본법 의의와 입법쟁점’ 세션에서 한국교원대학교 김혜원 교수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의 안을 분석하고 세부 쟁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세 당의 안은 기본적으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을 사회적경제조직으로 정의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안이 사회복지법인과 직업재활시설을 포함하는 반면,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에는 빠져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원방안에서도 공통점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세 당의 안 모두 공공기관에게 사회적경제조직의 제품을 우선구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새누리당안과 새정치연합 안에는 공통적으로 “공공기관장은 사회적경제조직 제품의 우선구매를 촉진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정의당 안에는 “공공기관의 장은 모든 물품·용역 및 공사에 관한 조달계약이나 위탁계약 과정에서 사회적 목적을 구현하는 사회책임조달 원리를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사회적경제조직 지원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적경제 발전기금’의 설치 역시 세 당의 안에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다. 법안 통과 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에 대한 지원의 방향성을 짚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여야가 사회적경제관련 법안을 제정하는데 공감하고 있지만, 법안의 세부 내용을 보면 크고 작은 차이가 드러난다.

김 교수는 우선 이번에 제정할 법안의 성격에 대한 부분에서 이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이 발의한 법안에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기본원칙 등 기본법에 들어가야 할 내용과 구체적인 지원내용이 함께 포함돼 있다. 김 교수는 “통상 ‘기본법’은 정책의 방향을 정하고, ‘실행법’에 집행할 수 있는 내용을 넘긴다”며 새누리당 안에 대해 일각에서 “기본법 답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야당안에 대해서는 “집행법안을 후속입법하겠다는 계획이 엿보인다. 실제 국회 통과가 가능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기본법이 어떤 조직을 사회적경제조직으로 인정할 지도 쟁점이 되고 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이 리스트에 들어가는 것에는 별도의 논쟁이 없다. 그러나 새누리당안은 사회복지법인도 사회적경제조직의 하나로 열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회적경제조직의 원칙 중 하나가 국가로부터의 독립성인데, 사회복지법인은 상당부분 정부의 사무를 위탁대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못하다”며 사회복지법인이 포함되는 것을 반대하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사회복지법인장을 국가가 임명하는 것도 아니고 비영리민간조직으로 실체가 있기 때문에 배제는 타당치 못하다고 본다”면서도 “사업의 주된 형태가 자선과 기부 중심이고 경제활동이 미미한 경우라면 논의해볼만 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사회복지법인 중 경제사업을 열심히 하는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논의하면 생산적인 논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 창립총회 및 기념포럼’을 17일부터 서울시청 등지에서 개최했다. 몬트리올 등 60여개 도시가 참여했으며, 19일까지 23개 세션이 진행됐다.   ©중기이코노미

한편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 창립총회 및 기념포럼’은 지난해 사회적경제포럼을 연 바 있는 서울시가 올해 17일부터 서울시청 등지에서 개최한 행사다. 몬트리올, 바스크주정부 등 총 60여개 도시가 참여했으며, 19일까지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23개 주제의 세션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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