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들의 예술작품을 입힌 중소기업 제품들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2년전 시작된 코트라의 오픈갤러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중기이코노미 보도에 따르면 헤어·바디용품 기업인 스카이로하스의 경우 바디용품 패키징에 조희영 작가의 작품을 접목시켜 샘플을 만들었고, 패키징에 까다롭던 싱가포르 바이어로부터 호응을 얻어 마침내 수출로 이어졌다. 또 여행용가방을 만드는 제이월드 인터내셔널은 한글을 모티브로 한 이김천 작가의 ‘좋다’를 여행용 트렁크에 입혀 내년초 미국에서 열리는 ‘트래블 굿즈 쇼(Travel Goods Show)’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도 투박해 보이는 경운기를 아트카로 바꾼 대동공업 등 적잖은 중견·중소기업들이 예술작품을 접목시킨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기업과 예술가가 협업해 제품을 새롭게 꾸미는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사실 해외 유명기업이나 대기업들의 몫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루이비통, BMW를 비롯해 국내에선 LG전자, 아모레퍼시픽 등의 대기업들이 자사 제품에 예술작품을 입혀 고급화 전략에 성공했다. 또 예술작품으로 호텔 방을 다시 꾸며, 단지 잠자는 것 이상의 공간으로 탈바꿈한 외국 호텔이 인기라는 소식도 들린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예술작품을 통해 새롭게 소비자들에게 소구하고자 하는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기업 이미지를 새롭게 인지시키고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역시 필요에 의한 제품 구매를 넘어 문화적 가치를 표현해주는 제품과 브랜드를 찾게 되면서 기업들의 관심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게는 여전히 ‘딴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비용을 투자하고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당장 이득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쉽사리 아트 콜라보레이션에 접근하기 어렵다. 그러나 뒤집어 말하면, 그러한 차별화가 대기업과 맞설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대기업과의 경쟁력에서 뒤져 있는 현실에서 중소기업이 예술과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을 좀 더 어필할 수 있는 방법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구매우호층을 넓혀 나가는 방법을 강구해 봄직하다. 몇몇 사례에서 보듯이 제품의 기능적 우수성을 넘어 예술작품이 소비자의 마음을 열고 있다.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담은 제품이 구매로 이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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