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 4조1300억원이다. AC닐슨에 따르면 2007년 1조5580억원이었던 국내 커피시장은 2011년 3조6910억원까지 치솟아 2012년에는 4조원을 돌파했다. 시장은 커졌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레드오션 상태인 커피전문점 창업은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지난 20일 ‘서울 카페쇼 전문가 세미나’에서 “커피시장의 정점은 2013년 봄이었다. 이후부터는 급격하게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커피가 좋다는 열정만 갖고 시작하면 처절하게 망한다. 지금 시점에선 안하는 게 맞지만 만약 시작한다면 시장 상황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진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커피전문점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사업체당 평균 매출 감소는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비알콜음료의 외식업경기지수(KRBI)는 최근 1년새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외식업경기지수란 전국 3000여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이나 직접방문을 실시해 매출과 외식업 위축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비알콜음료의 한국외식업경기지수는 2012년 4분기에 66.33이었으나 2013년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분기에 91.67, 2분기에 88.89를 기록했고 3분기에 92.31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2013년 4분기부터는 하락세다. ▲2013년 4분기 85.96 ▲2014년 1분기 83.77 ▲2014년 2분기 81.4 ▲2014년 3분기 79.63 등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외식업 전체의 경기지수는 70 안팎을 유지하며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 커피시장만 유독 뜨겁게 달아올랐다는 얘기다. 커피시장이 오버슈팅 뒤 가라앉고 있다는 것이 최 교수의 지적이다. 오버슈팅(overshooting)이란 경제 관련 특정 지수가 일시적으로 폭등·폭락했다가 장기균형수준으로 수렴해 가는 현상을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전문점은 진입장벽이 낮아 퇴직 후 창업아이템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뛰어들었다가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허다하다.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차렸다가 예상외의 매출저조에 폐업을 하는 사업주들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 본부들이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수익률, 폐업률 등을 허위로 제시한 내용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기도 했다.

◇카페창업 성공하려면 주변상황 꼼꼼히 살펴야=모든 창업이 마찬가지지만 커피전문점 창업도 꼼꼼한 사전준비가 필수다. 입지조건과 주 소비자층을 분석하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이 분명히 선 뒤에 진출해야 한다는 의미다.

삼일회계법인의 글로벌 네트워크인 PwC 정준하 컨설턴트는 이날 세미나에서 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대 여성과 같은 포괄적인 타깃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어떤 직장이 있는지, 누가 주 소비자층인지, 그들의 소비패턴은 어떠한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컨설턴트는 “신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해당 상권에 머무르며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가게에 어떤 사람들이 방문하는지, 몇 명씩 들어가는지 등을 세어 봐야 한다. 만약 해당 상권에는 5명씩 방문하는 고객들이 많은데 테이블은 2인용뿐이라면 곤란하다. 이런 사소한 것부터 확인한 뒤 사업을 시작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