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최근 경제정책으로 인해 새누리당이 이익을 봤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수의 언론들은 최경환 부총리가 지난 20일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전체 연수 및 새누리 포럼’에서 “취임하자마자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7·30 재보궐선거에서 재미를 봤다”고 말한 사실을 보도했다. 야당은 관건선거가 아니었냐는 비판을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경제정책으로 ‘재미’를 봐야 할 대상은 특정정당이 아니라 전체 국민인데, 국민들이 재미를 봤다는 정황은 아직까지 찾아볼 수 없다는 데 있다. 국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여당의 이익만을 위한 재정정책이라면 당장 폐기하는 것이 옳다.

해당발언이 있었던 20일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에서는 대학의 경제와 경영학과 교수 120명을 상대로 최경환 부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6.7%는 현재 한국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으로 ‘경제양극화 및 소득불평등’을 꼽았다. 이들 중 76.7%는 최경환표 경제정책이 ‘부적절’(45.0%) 또는 ‘매우 부적절’(31.7%)하다고 답했다.

경제정책이 부적절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에는 이유가 있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59.2%가 ‘경제체질 강화 등 근본적 구조개혁 결여’를 지적했다. 응급처방만 있을 뿐 건강을 회복하고 체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의미다.

최 부총리는 자신의 경제정책이 응급처방일 뿐이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누리당 당원들 앞에서 자신이 스스로 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자랑해버린 이상, 어떤 변명도 국민들을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단기적인 응급처방이 대규모로 쏟아져 나온 이유, 장기적인 호흡의 근본대책 수립이 차근차근 진행되지 않는 이유가 모두 한마디 “재보궐선거에서 재미봤다”는 것으로 설명된다.

지금 시행 중인 정책이 올바른 방향이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게 가장 혹평을 산 정책은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부동산금융(LTV, DTI) 규제완화’(30.8%)와 ‘41조원의 재정보강 및 적자 예산안 편성 등 확장적 재정정책’(29.6%)이었다. 가장 핵심적인 정책들이 하나하나 비판받고 있는 와중에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꼽힌 ‘경제민주화’(20.8%) 정책은 찾아볼 수 없다.

최 부총리는 지금이라도 경제·재정정책에 대해 스스로 설명해야 한다. 본인 입으로 재정정책에 의해 여당이 이익을 봤다고 언급한 이상, 시장은 정부에 어떠한 신뢰도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당성을 설명하지 못하는 정책이라면 즉각 폐기하는 것이 옳다. 대선 최대의 화두였지만 이제는 정부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경제민주화부터 시작해,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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