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V는 착한 일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도 이득이 될 수 있다”

네슬레 재팬의 멜라니 콜리 본부장은 지난 2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CSV 2014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멜라니 콜리 본부장은 “네슬레는 주주들에게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CSV”라며 “장기적으로 네슬레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속해있는 지역사회도 함께 번영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CSV를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의 CSR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돈을 나눠주는 시혜성 전략에 가까웠다면 CSV는 사회와 기업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해 ‘윈윈’ 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기업인 네슬레는 CSV를 기업 경영에 접목시킨 성공사례로 꼽힌다. 네슬레는 커피브랜드 ‘네스카페’, 초콜릿 ‘킷캣’ 등을 판매하는 식료품회사로 전 세계 150개국에 진출해 있다. 네슬레의 대표적인 CSV 사업인 ‘코코아 플랜’은 회사 측의 필요로 시작됐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열매 생산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주력 상품인 초콜릿 생산에도 차질이 생긴 것이다.

코코아열매 주산지인 코트디부아르의 기후 변화로 코코아 생산이 어려움을 겪고, 작물에 곰팡이가 생기면서 생산량도 줄었다. 네슬레에 따르면 전 세계 코코아 생산자의 95%는 소규모 농가다. 소규모 농가들이 코코아 재배를 포기하고 다른 작물을 재배하거나 아예 농촌을 떠나는 일까지 발생했다. 초콜릿 수요는 계속 늘어났지만 코코아 재배는 줄어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다는 것이 멜라니 콜리 본부장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코코아 생산자들을 도우면 서로가 윈윈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코코아 플랜’을 수립했다. 농민들이 코코아 농장운영을 통해 이윤을 남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농가에서는 양질의 코코아를 조달하고, 네슬레는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되는 구조다”라고 멜라니 콜리 본부장은 밝혔다.

네슬레는 오래된 코코아나무를 베고 새 코코아나무를 심어 양질의 코코아 열매를 장기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국제적십자사와 제휴해 코트디부아르 지역에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사업도 벌였다. 농촌 삶의 질을 개선해 도시로 이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도록 했다고 콜리 본부장은 덧붙였다.

네슬레는 현지에 코코아를 연구하는 R&D센터도 설립하고, 수확량이 우수하고 병충해에 강한 100만여 그루의 코코아 묘목을 보급했다.

 

콜리 본부장은 “이렇게 생산된 코코아는 네슬레가 아닌 다른 회사에도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야만 이들의 삶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코아 플랜의 혜택을 농민들이 직접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는 CSV의 일환으로 농촌지역 개발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서아프리카지역 농가에 3780만달러에 해당하는 서비스와 2300만달러의 예산을 직접 지원했다. 아동노동 근절을 위한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60여개의 학교를 신설하거나 리모델링했다. 콜리 본부장은 “CSV를 위해 이해당사자와 정부, NGO, 전문가 네트워크의 도움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CSV가 네슬레에 어떤 이익이 있었냐는 물음에는 “코코아 질이 하락하면 우리는 초콜릿을 만들 수 없다. 이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했다. 네슬레는 코코아플랜을 통해 자사에서 사용하는 코코아의 약 10%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