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투자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SK그룹만이 설비투자와 R&D투자 모두 늘려 투자액이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발표한 30대 그룹 254개사의 연결기준 3분기 누적 설비투자 및 R&D투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의 투자액은 총 91조8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설비투자는 65조3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한 반면, R&D투자는 26조4800억원으로 6% 증가했다. 대기업들이 불황 장기화로 설비투자는 줄이면서도 R&D투자에는 적극 나섰다고 CEO스코어는 분석했다.

5대그룹(삼성·SK·LG·현대차·포스코) 중 설비투자와 R&D투자 모두 늘린 곳은 SK그룹 뿐이었다. SK그룹의 설비투자액은 11조2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R&D투자액은 1억6630억원으로 18.2% 늘었다. 전체 투자액은 12조9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신제품 생산장비를 교체하고 경기도 이천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며 1조7600억원 가량 투자를 늘렸다. SK텔레콤과 SK인천석유화학, SK가스 등도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30대그룹 중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그룹이었으며, 올해 3분기까지 33조3700억원을 투자했다. R&D투자는 13조9800억원으로 4.8% 늘었지만, 설비투자는 1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전체 투자액은 전년 대비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삼성그룹의 설비투자가 급감한 것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라인 증설 투자액이 5조85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2조5000억원이나 줄어든 탓이라고 CEO스코어는 밝혔다.

개별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25조8900억원을 투자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투자 액수는 삼성그룹 전체의 77.6%, 30대 그룹 전체의 28.2%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밖에 기업별 투자액은 ▲SK하이닉스 4조9700억원 ▲LG전자 4조3400억원 ▲현대차 3조9000억원 ▲LG디스플레이 3조66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 3조3200억원 ▲포스코 3조3000억원 ▲KT 2조7100억원 ▲SK텔레콤 2조4300억원 ▲기아차 1조7300억원 순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