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덕 프로젝트를 진행한 아트마케팅 기획사 ㈜앰허스트의 최진한 대표가 “러버덕 프로젝트 이후 매일 광고회사로부터 문의전화를 받고 있다”며 “광고회사들이 아트 콘텐츠를 찾는다는 것은 분명 광고주로부터 니즈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최 대표는 지난 3일 코트라 오픈갤러리가 주최한 ‘기업과 예술, 창조경제를 빚다’ 오픈포럼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러버덕 프로젝트는 지난 10월 14일부터 한 달간 초대형 오리 조형물 ‘러버덕’을 석촌호수에 띄운 이벤트다. 서울 송파구청과 롯데월드몰이 주최하고 앰허스트가 주관을 맡았다. 러버덕을 보기 위해 석촌호수에는 한달간 500만명의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러버덕은 네덜란드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작품으로 똑같은 프로젝트는 홍콩과 베이징, 시드니 등에서도 진행된 바 있다. 

네덜란드 예술가의 작품을 한국 호수에 띄울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한 건 아트마케팅 기획사 앰허스트다. 앰허스트 측은 석촌호수와 인접한 롯데월드몰이 러버덕프로젝트와 비슷한 시기에 오픈하는 점에 착안, 롯데백화점과 손을 잡고 사업을 진행했다. 롯데백화점에서만 독점 판매한 러버덕 한정판 인형(2만4000원) 3000개는 이틀 만에 모두 판매됐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액자, 엽서, 자석, 배지 등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롯데백화점은 수익금 전액을 문화예술 후원 사업에 쓰기로 했다.

결과는 뜨거웠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는 것이 최 대표의 말이다. 최 대표는 “롯데월드몰 오픈과 러버덕 프로젝트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러버덕 관람객이 백화점로 유입될지 등에 대해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샤넬,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의 아트마케팅을 진행해온 최 대표는 향후 기업과 예술의 콜라보레이션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 대표는 “아트마케팅의 당장의 매출증대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과가 나타난다. 감성적인 아트마케팅은 21세기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며 “최근 수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아트마케팅의 비중을 높여가는 이유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러버덕프로젝트를 기획한 앰허스트 최진한 대표가 지난 3일 코트라 오픈갤러리가 주최한 오픈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 아트 콜라보레이션 하려면 ‘이것’ 명심해라=아트 콜라보레이션의 시작은 예술가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한다고 최 대표는 조언한다.

“여유를 갖고 마음이 가는 예술가를 찾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술가를 찾았다면 자사 브랜드와 어울리는지를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면 예술가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 대표는 “예술가와 관계를 구축하되 꼼꼼하게 계약서를 써서 향후 발생할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트 콜라보레이션 상품은 한정판으로 출시하되 여러 차례 시리즈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도 조언했다. 최 대표는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기간과 수량을 한정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초점을 맞춰 접근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아트마케팅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예술작품의 콘셉트와 브랜드가치를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예술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