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회사는 2~3%대 금리로 자금을 쓰고, 어느 회사는 5%대 금리로 자금을 쓰면 원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원금 5억원을 3년간 상환할 때 이자 1.9%포인트 차이는 2800만원의 비용이 됩니다. 직원 한명의 연봉 수준이죠”

지난해 말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가 개최한 ‘중소기업 정책자금 100% 활용하기’ 설명회에서 강연자로 나선 강종규 한국경영연구원장은 “준비된 기업만이 착한 자금을 쓸 수 있다”며 정책자금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12월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가 개최한 ‘중소기업 정책자금 100% 활용하기’ 설명회 모습.<사진=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강 원장은 정책자금 심사 시 나올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며 “자금이 얼마나 필요한 지, 언제 필요한 지를 묻는데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거나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답해서는 안된다. 필요한 차입금을 명확히 계산하고, 최소 3개월 전에 미리 준비해 자금 회전이 가능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회사의 부채비율을 파악할 것, 대출금 상환의 목표를 수립할 것, 자금의 용도를 명확히 할 것, 대표이사와 보증인 등의 신용등급을 확인할 것 등을 준비사항으로 제시했다. 

강 원장이 강조한 ‘사전 진단사항 10선’과 정책자금 심사 대응전략을 정리해 소개한다.

정책자금 신청 사전 진단사항 10선

1) 주주신용:연대보증이 축소되는 추세지만 법인 대표이사의 경우 여전히 연대입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강 원장은 “어느 회사의 경우 융자 신청 당시 대표이사의 신용등급이 5등급이었는데, 20일 이후 진행된 심사 당시에는 대표이사 신용등급이 6등급으로 떨어진 사례가 있었다. 이 회사는 융자를 거절당했다”며 주요 경영진의 신용등급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용등급 관리대상은 대표이사, 과점주주, 등기이사, 사내이사 등이다. 특히 기업경영에 직접 영향력을 미치면 신용등급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책자금 신청 사전 진단사항 10선

  ©중기이코노미

2) 보증인:무담보 자금조달 시에는 보증인의 신용등급도 중요하다. 강 원장은 “보증인 역시 신용등급이 5등급 이상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상은 동업자, 경영실권자, 배우자, 미혼 기업인의 경우는 부모 등이다.  

3) 연체여부:신용상태를 알아보는데 기본이 되는 연체가 있으면 정책자금 신청 시 불리할 수 있다. 가압류, 근저당, 채무불이행, 세금체납, 가처분 등이 대상이다. 전화요금, 전기요금 등을 연체하는 경우도 대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업장뿐만 아니라 대표의 개인주택에서 발생하는 연체도 빠짐없이 체크해야 한다.

4) 자금조달 시기:재무제표 결산기, 부가세 신고 시, 매출증대 시, 경영실적 호조 시가 자금조달에 유리하다. 특히 창업 초기에는 자금신청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보증서 발급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매출이 급신장하거나 수출주문을 확보하는 등 특별한 사유가 아닌 한 정책자금을 신청할 때 최대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5) 매출실적:매출실적은 자금조달의 기초자료다. 강 원장에 따르면 일반제조업의 경우 매출액의 60%가 융자의 한도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비제조업의 경우 1/4~1/6이 한도가 될 수 있다. 매출감소가 발생할 경우에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논리적으로 감소 사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절세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조달 가능한 자금 규모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무자료 발생 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6) 허위서류 여부:서류의 진위확인은 심사과정, 현장실사, 과거자료를 통해 검토되기 때문에 서류 작성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7) 가수금과 부채비율:가수금을 정리하지 않을 경우 부채비율이 상승해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무차입 기업이 부족한 자금을 대표이사 개인자금으로 충당하면서 자본으로 전입하지 않다가 가수금 처리가 돼 정책자금을 조달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한다.

강 원장은 여기서 재무재표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무재표는 3/4분기 부가세 신고 때부터 점검해야 하며, 이때 절세뿐만 아니라 다음해 경영목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절세만 신경쓰는데,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재무재표와 부채비율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 이의대응 준비:자금조달 이전에 부동산가압류나 일시적 카드연체, 매출감소 등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해명을 위해 객관적인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증빙서류와 자료준비가 충실하다면 신뢰감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9) 사업계획서, 실사 준비:사업계획서를 잘 준비하는 것은 정책자금 조달의 기본이다. 이 때문에 사업계획서 작성을 대행하는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강 원장은 “사업계획서를 꼭 직접 써보라”고 조언했다. 대표가 직접 작성하면서 사업 전반에 대해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사업의 수익성이나 현실성 등을 스스로 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정책자금 신청 사전 진단사항 1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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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조달계획:자금소요 계획보다 자금이 추가로 필요해지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이를 감안해 자금조달을 여유있게 해야 한다고 강 원장은 조언했다. “필요자금의 최대 3배까지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자금 조달의 기본원칙

1) 부동산담보는 가장 마지막에 이용해야 한다.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할 경우 부동산담보를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된다. 이자 차이도 크거니와 부동산담보가 없으면 대출 실행 자체가 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자금을 이용할 때는 부동산담보를 가장 마지막에 이용하라고 강 원장은 조언했다.

신용담보를 우선 이용하고, 그 다음은 기술담보를 통해 최대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술담보의 경우 5년내 등록된 특허가 있는 경우, 특허가 5건 이상인 경우 대출이 유리해 진다고 한다.

2) 업종구분도 심사 대응전략의 핵심이다. 정책자금 중 70~80%가 제조업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업종을 영위할 경우 제조업 혹은 제조관련업체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관, 법인등기부등본, 사업자 등록증 등에 이를 명확히 해 두는 것이 유리하다. 정관이나 등기부 상 업종이 지나치게 다양할 경우 정책자금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3) 금리가 낮은 창업·기술개발 자금을 먼저 쓰고 긴급자금 조달은 신중해야 한다. 정책자금 중에서도 금리나 조달조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금리나 조달조건이 좋기 때문에 쓸 수 있다면 가장 먼저 써야 하는 자금은 창업자금이다. 다음으로 R&D자금, 이어 시설자금과 운전자금을 차례로 쓰는 것이 좋다.

정책자금 중에서도 긴급자금의 경우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 원장은 충고한다. 자칫 회사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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