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현대중공업 등 5개 사업자가 8년동안 원자력발전소에서 쓰이는 전동기 입찰에서 100여 차례나 담합을 벌여오다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수력원자력(주)이 발주한 원전용 전동기 구매입찰에서 담합을 벌인 5개 사업자에 대해 11억5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원전 전동기는 원자력발전소의 급수 펌프, 냉각수 펌프 등 각종 펌프의 주요 부품으로 사용된다. 방사능에 노출될 위험이 크고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산업용 전동기와 달리 높은 수준의 내진·내환경 설계가 요구된다.

원전 전동기 구매입찰 담합

<자료=공정위>

공정위에 따르면 (주)효성, (주)천인, (주)천인이엠, 현대중공업(주), 현대기전(주) 등 5개 사업자는 200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8년간 한수원이 발주한 원자력발전소용 전동기 구매입찰 128건에서 사전에 낙찰사와 들러리 참여업체를 세우는 방식으로 담합을 벌였다.

천인과 천인이엠은 주로 저마력 전동기 구매입찰에, 현대중공업과 현대기전은 고마력 전동기 구매입찰에 참여했으며, 효성은 양쪽 입찰에 모두 참여했다.

공정위는 “이들은 사전에 유선연락을 통해서 낙찰사와 들러리 참여사를 결정하고, 각 입찰일 직전에 연락해 투찰가격을 합의·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조치는 원전 비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원전 전동기 구매입찰 과정에서 전동기 제조업체들 간에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진 담합 관행을 밝히고 시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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