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마을10단지동양엔파트월드메르디앙’ ‘나루마을월드메르디앙반도보라빌2차’ ‘해밀마을5단지반도유보라메이플타운’…. 아파트 이름인데 글자 수가 스물에 가깝다. 한양아파트, 현대아파트, 쌍용아파트, 복지아파트 등 과거 2~3자 정도면 충분했던 아파트 이름이 최근 길어지고 있다. 이유는 건설회사의 ‘펫네임(Pet name) 마케팅’ 때문이다.

 

아파트 이름이 긴 주요 단지

<자료=부동산114>

펫네임 마케팅은 제품 특성을 간단한 애칭으로 표현해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느끼도록 한 마케팅이다. 아파트의 경우 분양단지의 입지나 상품 특성을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아도 소비자가 하나의 단어만 듣고도 그 장점을 단번에 알수 있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건설회사나 혹은 지역 특징을 따 2~3자에 불과했던 아파트명이 브랜드를 강조하면서 5~6자 안팎으로 길어졌고, 최근에는 이처럼 아파트 단지의 특징을 강조한 애칭이 붙어지면서 길어지게 된 것이다.

과거에는 현대, 한양, 쌍용 등 건설사를 앞세운 이름이 대표적이었고, 이후 브랜드를 강조한 ‘삼성래미안’ ‘대림e-편한세상’ ‘GS자이’ ‘대우푸르지오’ 등도 나타났다. 나아가 공원이나 강이 아파트 주변에 있으면 ‘파크’나 ‘리버’가 붙었고, 교육환경을 강조하는 ‘에듀’ 등도 선보였다. 아파트 이름이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소비자 호기심을 자극하는 ‘센트럴’ ‘리버포레’ 등도 등장한다.

준공시기별 아파트명 평균 글자수 변화

전국 1만6342개 단지 대상, 부동산114 DB에 등록된 아파트명 기준<자료=부동산114>

부동산114가 전국 1만6342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준공시기별 아파트명의 평균 글자수를 분석해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79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평균 3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1980년대 준공아파트는 3.5자, 1990년대 준공아파트는 4.2자 등으로 글자수가 점차 늘어났다. 특히 아파트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2000년대는 6.1자로 늘었고 2010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는 평균 8자로, 35여년전과 비교해 글자수가 2.7배 늘었다. 현재 전국적으로 아파트 이름 평균 글자수는 5.1자였다. 시도별로는 세종시가 평균 7.8자로 가장 길었다.

건설회사들이 단지 특성을 애칭으로 표현한 펫네임을 마케팅에 본격 활용하면서 아파트 이름이 더 길어지고 복잡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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