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 확대 없어도 명문장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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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상속공제 확대 없어도 명문장수 “추진” 상증세법 부결…사전증여시 특례적용 확대 ‘조특법’ 통과

기사입력2014-12-23 14: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는 가업상속공제 확대 내용이 담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부결시켰다.<사진=뉴시스>

“가업상속공제 확대는 명문 장수기업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입니다. 국회에서 (확대방안이) 부결됐지만, 기존 가업상속공제 범위에 중소기업은 모두 포함됩니다. 건전한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지속 추진합니다”

중소기업청 한 관계자는 최근 중기이코노미 기자와의 통화에서, 명문 장수기업 제도가 지속 추진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이 관계자는 “세제지원 등에 대해서는 추후 가능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도 언급했다.

정부는 지난 9월 세법개정안 정부안을 확정하면서 명문 장수기업에 한해 한도를 현행 최대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여야는 지난 2일 가업상속공제 확대가 포함된 상증세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시켰다. 부자감세 논란 속에 여야 의원들의 반대표와 기권표가 다수 발생한 탓이다.

결국 명문 장수기업에 대한 경제적 유인은, 가업승계를 위한 사전증여시 특례세율 적용한도를 확대되는 방안만 남게 됐다. 중소기업에 대한 사전증여시 특례세율이 기존 3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확대하고, 명문 장수기업에 대해서는 200억원으로 확대하는 조세특례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명문 장수기업이란 장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명문’으로 인정해주겠다는 인증제도다. 지난 11월 열린 ‘명문 장수기업 확인제도 공청회’에서 공개된 세부 기준안에 따르면, 장수는 업력 30년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명문은 기업의 경제적·사회적 기여를 반영하기로 했다.

경제적 기여의 경우 ▲고용 창출·유지 ▲산업·기업 성장 ▲재정적 기여도 ▲지속 혁신역량 ▲재무적 안전성의 5개 기준이 제시됐다. 다른 기업에 비해 연평균 10% 이상 고용을 더 해야 하고, 매출액과 유형자산이 각각 최근 5년간 업종평균 이상의 증가율을 보여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자료=‘명문 장수기업 확인제도 공청회’ 자료집>

사회적 기여의 경우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인 ISO 26000의 7대 주제를 기반으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등 글로벌 기업경영 평가지표를 활용해 구성했다. 법규준수·기업명성, 인권·노동, 환경·안전·보건, 제품·서비스·소비자 등에 관련된 13개 지표별로 34개 평가항목을 설정했다.

중기청은 당초 2015년 5월까지 명문 장수기업 확인제도를 시행공고할 예정이었다. 추진일정에 변화는 없지만, 경제적 유인을 어떻게 보완할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상증세법안에는 명문 장수기업에 대한 특례와 함께, 가업상속공제 요건의 완화 역시 포함돼 있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피상속인(업력, 지분율) 및 상속인(상속전 2년 가업종사, 1인 전부 상속)등 요건완화 부분이 개선되지 않은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가업승계 후에도 일정기간 고용·지분유지 등 의무이행 요건을 위반할 경우 공제액 전액을 추징하는 등 고의적인 탈세를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가 돼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상속인 요건 완화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정부는 세법개정안을 통해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부안은 가업상속공제의 대상, 피상속인 요건, 상속인 요건, 사후관리 의무를 모두 완화하는 안이었다.

<자료=기획재정부>

대상은 현행 중소기업과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에서, 중견기업 범위를 매출액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안이었다. 또 피상속인 요건은 10년이상 경영을 5년 이상으로, 보유지분은 특수관계자 포함 50% 이상(상장법인은 30%)에서 최대주주 1인 지분 25% 이상인 경우도 지원하도록 범위를 확대하고자 했다.

상속인의 2년 이상 가업종사 요건은 폐지하고, 1인 전부 상속에 한하던 것은 공동상속도 허용할 계획이었다. 사후관리의무 역시 10년에서 7년으로 줄이고, 업종유지는 소분류 내 변경 허용으로 확대하며 중기청의 사업전환 승인도 가능토록 할 예정이었다.

이같은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입법예고되자,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014년 1월1일 법개정을 통해, 적용대상 기업을 매출액 2000억원 이하에서 3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공제한도를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상향조정해 세부담을 크게 줄이는 혜택”을 줬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에 적용 대상을 더욱 확대하고 사후관리 요건까지 완화하는 것은 기업 상속인에 대한 과도한 혜택이며 조세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