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의 인테리어 가게, 서촌골목의 핸드메이드 공방이 네이버 플랫폼에 둥지를 틀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과 연결시킨 네이버의 ‘샵윈도’ 서비스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IT업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접촉면을 늘려 나가는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를 미래의 먹거리로 판단, 주력 사업으로 이끌어나가는 모습이다.

최근 네이버가 시작한 샵윈도는 오프라인의 쇼핑 정보들을 온라인 매장에 담아낸 플랫폼이다. 기존 오픈마켓과 다른 점은 오프라인매장이 있는 곳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인터넷쇼핑몰을 가지고 있더라도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곳이라면 샵윈도에 입점할 수 없다는 의미다.

네이버 홍보실 한 관계자는 23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샵윈도는 그동안 네이버에서 담지 못했던 오프라인 DB들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라며 “직접 업체들을 만나서 입점 제안을 한 뒤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샵윈도에서 취급하는 품목은 크게 세 가지다. 패션의 ‘스타일윈도’, 가구와 생활용품의 ‘리빙윈도’, 산지직송식품인 ‘프레시윈도’다.

‘스타일윈도’에서는 백화점과 아울렛, 트렌드샵이 제품을 판매한다. 기존 쇼핑몰과 다른 것이 있다면 제품 정보에 오프라인 매장 사진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판매자도 백화점 본사가 아니라 ‘○○백화점 △△지점 □□매장’과 같이 구체적인 위치로 명시돼 있다. ‘트렌드샵’에는 지역별 개인판매자들이 매장에서 촬영한 제품사진이 올라와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스타일윈도에 입점한 부산의 한 의류판매업체는 “상권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스타일윈도에 입점한 뒤 서울에서도 고객이 찾아오고 있다”고 했다.

‘리빙윈도’에서는 디자인가구와 생활용품을 다룬다. 대형가구업체보다는 논현동 가구거리, 방배동 사이길의 식기 매장, 서촌골목의 핸드메이드 공방 등 작지만 특색있는 업체들이 들어와 있다. 방배사이길 예술거리 조성회는 리빙윈도 입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업체들이 샵윈도 입점을 통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지직송서비스인 ‘프레시윈도’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생산자들이 직접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한다.<사진=네이버 프레시윈도 페이지 화면>

특징적인 것은 산지직송서비스인 ‘프레시윈도’다. 중간 유통없이 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네이버가 식품 샘플 검증을 거친 업체들만 입점해 있다. 

오프라인매장이나 농가를 가진 개인사업자라면 누구나 샵윈도 입점을 신청할 수 있다. 네이버는 입점수수료와 판매수수료가 없다고 말하지만 수수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샵윈도에서는 네이버의 결제시스템인 ‘체크아웃’으로만 결제할 수 있는데, 결제시마다 3.7%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체크아웃을 통하지 않으면 안전한 결제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네이버의 샵윈도는 최근 IT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배달음식을 모바일 앱으로 주문할 수 있는 앱 ‘배달의 민족’,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앱으로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다음카카오의 ‘뱅크월렛카카오’ 등이 대표적인 O2O 사례다. 서울시와 다음카카오는 앱으로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내년 1분기 중 출범할 예정이며, 네이버 역시 일본에서 ‘라인택시’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