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물류기업의 중국 진출 유망사업으로 특송, 도로운송, 창고사업이 제시됐다. 한중 FTA에 따른 관세철폐와 비관세 장벽 완화, 중국 물류시장 여건 개선이 어우러져 우리 물류기업들에게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에서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연 ‘한·중 FTA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범한판토스 김병록 수석부장은 “한중 FTA 타결과 비관세 장벽 완화로 한국 물류기업의 중국내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 중국의 물류시장 현황을 고려했을 때, 한국기업이 주목해야 할 사업은 도로운송, 특송, 창고사업”이라고 말했다. 국내기업의 수출 물동량이 증가해 한중 국제물류에서 우리 물류기업의 진입기회가 많아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통관 간소화로 전자상거래 확대…택배·창고 동반성장

한·중 FTA 대응방안 세미나에서는 특히 물류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중기이코노미

이와 별도로 중국내에선 이미 전자상거래 규모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B2C 전자상거래 규모는 300조원에 달했으며, 지난해 택배규모는 20조원으로 한국의 6배였다. 김 부장은 “골드만삭스가 2020년까지 중국의 B2C 전자상거래 규모를 7000조원 이상으로 전망해 택배와 창고 시장의 비약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은 지난 9월 택배시장을 외국기업에 전면개방했다. 중국의 택배 서비스가 해외기업의 서비스 속도와 질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나온 조치다. 중국 소비자들의 택배 서비스 만족도 역시 매우 낮다는 것이 김 부장의 설명이다. 서비스가 우수한 한국 택배기업이 거점을 잘 잡아 진출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창고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성장으로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창고가 본격적으로 물류거점의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통업체들도 자가창고를 확보하거나 확대하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는 향후 10년간 50조 규모로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김 부장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창고에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 서비스 격차 심한 중국, 거점별로 집중진출해야

현재 중국의 도로운송 시장은 물류기업의 수준이 지역별로 균일하지 못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가격과 서비스 측면에서 지역별·제품별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상해에서 중경으로 가는 물량이 100이라면 중경에서 상해로 오는 물량은 50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지역별 불균형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기업이 중국내 수급 불일치를 보이는 지역을 틈새 진출거점으로 삼아 집중공략하는 것도 좋다는 설명이다. 간선위주로 거점을 만들어 조금씩 네트워크를 넓혀가면 서비스가 우수한 우리 기업이 충분히 중국기업을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별 GDP대비 사회물류비용(%)

<자료=한중FTA 대응방안 세미나 자료집>   ©중기이코노미

중국의 물류산업은 2000년대를 거치면서 큰 변화를 겪었다. 이때부터 외자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물류기업이 탄생하기 시작했으며 중국정부는 2001년 ‘제10차 5개년 계획 강령’내에 물류산업을 포함했다. 또 2009년도 미래생존을 위한 10대 산업군 중 하나로 물류산업을 지정하기도 했다. 

중국의 GDP 대비 사회물류비용은 18.1%로, 우리나라(9%)에 비해 물류비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물류 경쟁력이 필수 경쟁력 요소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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