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증가속도가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한국은행의 ‘3/4분기 자금순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계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163.1%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3분기 자금순환동향상 가계부채는 1266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9% 늘었다. 3분기 가계부채는 연간 GDP(1469조원)의 86%에 달하는 금액이라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같은 기간 가계가처분소득은 소폭 늘었다. 김 의원이 국민총소득(GNI)을 기초로 가계가처분소득을 추정한 결과 전년동기대비 3.7% 증가하는데 그쳤다. 소득증가율은 둔화되고 부채증가율은 상승했다는 얘기다.

한국의 가계가처분소득 대비 부채율은 OECD 국가 중 최고수준이다. 김 의원이 OECD 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7년부터 최근까지 한국의 가계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2.6%p(140.5%→163.1%)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29.2%p), 영국(△28.7%p), 스페인(△20%p), 독일(△8.9%p), 일본(△4.8%p)은 일제히 감소했다.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율이 한국보다 높은 국가는 네덜란드(281.8%)가 유일하다.

정부의 가계부채관리 대책과 부동산부양정책이 상충해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완화하면서 ‘빚 내서 집 사라’는 정부가 가계소득 대비 부채비율을 낮추겠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가계부채 악화는 가계와 금융회사의 재무건전성 악화, 민간소비 제약 등 거시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가계부채는 줄이고 가계소득은 늘리는 소득중심 경제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