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全 사업장 퇴직연금제도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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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까지 全 사업장 퇴직연금제도 의무화 규모따라 단계별로 실시…영세업체 대상 ‘기금제도’도 도입

기사입력2014-12-29 12:51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부가 오는 2022년부터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도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규모에 따라 2016년부터 단계별로 의무화가 확대된다. <사진=뉴시스>

지난 8월 정부는 모든 사업장에 퇴직금 대신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의무화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11월에는 이같은 정부안이 새누리당 권성동의원 대표발의 형태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됐다. 신규사업장은 물론 기존 사업장의 전환까지를 포함하고 있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대대적인 퇴직연금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신규사업장에 대해서는 이미 퇴직연금 도입이 의무화돼 있다. 현행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5조는 개정법률 시행일인 2012년 7월26일 이후 “새로 성립(합병·분할된 경우는 제외한다)된 사업의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의 의견을 들어 사업의 성립 후 1년 이내에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시기 이후 설립된 법인은 퇴직금 제도를 운영할 수 없고, 퇴직연금 제도를 설정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처벌규정이 없어 법이 무력화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은 회사의 경우에는 “퇴직금제도를 설정한 것으로 본다”라는 친절한(?) 규정까지 법에 삽입돼 있어, 의무화를 무력화하는 모순된 규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부는 사업장 도산 등의 이유로 퇴직금 체불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회사 외부에 퇴직급여를 적립했다가 은퇴 이후 연금 형식으로 지급하는 퇴직연금을 모든 사업장에 의무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국회에 제출한 법안에 따르면, 신규사업장 뿐만 아니라 기존에 퇴직금 제도를 운영하던 사업장 역시 이 법안의 적용대상이 된다. 퇴직연금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에는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안도 도입해 실효성을 높이기도 했다. 신설사업장의 경우 설립 1년 이내에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아도 30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퇴직연금 미설정 시 퇴직금제도를 설정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은 삭제됐다.

퇴직연금제도로의 전환 이행기한

<자료=기획재정부>

퇴직연금 도입시기는 종업원 수에 따라 다르다. 우선 상시근로자수 기준 300인 이상 사업장이 2015년 12월31일까지 전환을 완료해야 한다. 100인 이상 300인 미만은 2016년 12월31일까지, 30인 이상 100인 미만은 2017년 12월31일까지, 10인 이상 30인 미만은 2018년 12월31일까지다. 1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2021년 12월31일까지 전환을 완료해야 한다. 결국 2022년부터는 모든 사업장에서 퇴직연금이 의무화된다.

기존에 퇴직금제도를 운영하던 기업의 경우, 제도전환 이후 적립분에 대해서만 퇴직연금 도입이 의무화되며, 근로자가 원할 경우에는 기존 기간에 대해서도 퇴직연금을 도입할 수 있게 됐다.

30인 이하 영세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도’도 새롭게 도입된다.

영세사업장에 대해 기금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퇴직연금 도입률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제도의 도입률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16%에 불과하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76%에 달하지만, 1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도입률이 11%에 그쳤다. 10~30인 사업장은 38%, 30~100인 사업장은 45%, 100~300인 사업장은 57%로 규모가 커질수록 퇴직연금 도입률은 높게 나타났다.

기업규모별 퇴직연금 도입률(2014년 6월 현재)

<자료=기획재정부>

현재도 근로복지공단이 30인 이하 영세업체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적립과 운영을 대행하는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서비스에 가입한 업체는 전체 30인 이하 사업장의 1.6%인 2만6427개에 불과하다. 가입 근로자 역시 10만2461명으로 전체 대상자의 2.1%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 서비스를 확대해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으로 전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법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에 노·사·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제도 운영위원회가 설치된다. 위원회는 기금운용계획 및 지침, 수수료 수준, 기금규약 작성·변경 등을 결정하게 된다.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의 가입과 탈퇴는 기업에게 자유를 부여하되,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와 교육·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 적립금 운용위원회와 적립금 운용계획서 도입 의무화, DB형 퇴직연금 사외적립 비율 단계적 상향과 DC형·IRP형의 예금자 보호방안도 도입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11월14일) 발족한 ‘사적연금 정책협의회’를 통해 추진현황을 지속 점검해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의 효과가 조기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