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를 한 뒤 기억이 자꾸만 끊긴다면 알코올성 정신장애의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알코올 치료센터 이선구 교수는 “알코올성 정신장애를 방치할 경우 알코올성 치매, 기질적 뇌 증후군 등이 생기며 이런 경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며 “알코올성 정신장애가 질환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기질적 뇌 증후군이란 정신질환이 아닌 신체질환이나 알코올, 본드 등과 같은 물질로  뇌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말한다. 이럴 경우 전반적인 인지기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감정조절의 어려움, 초조, 불안, 과격한 행동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알코올성 정신장애 진료인원은 2008년 6만3821명에서 2013년 7만5925명으로 연평균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진료인원의 성별은 남성이 6만1438명, 여성이 1만4487명으로 남성이 4배 이상 많았다.

알코올성 정신장애는 과도한 양의 알코올 섭취로 내성이나 의존이 생기는 ‘알코올 사용장애’와 알코올로 인지기능이나 정신에 이상이 생기는 ‘알코올 유도성 장애’로 나뉜다. 

알코올성 사용장애는 신체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의도한 것보다 술을 많이 마시는 장애다. 이런 경우 술에 대한 갈망, 내성, 금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알코올 유도성 장애는 알코올을 섭취했을 시 불안, 환시, 환청, 기억력 및 판단력 저하,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알코올성 정신장애를 치료하는 가장 큰 원칙은 술을 끊는 것이다. 이 교수는 “알코올성 정신장애를 치료하면서 알코올을 섭취한다면 아무리 약물치료나 정신치료를 해도 소용이 없다”며 “단주라는 큰 원칙하에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 정신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음주에 대해 관대한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야 하며, 과도한 음주의 폐해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