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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겨지지 않는 껍질 [그림을 읽다:Rising Artist] ㉖ 최영빈 작가

기사입력2015-01-02 15:00

이유미 객원 기자 (kissgallery@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목소리가 온다 50.8×40.6cm, 캔버스에 유화, 2014

내가 알든, 알지 못하든 내 인식과 무관하게 절대적인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새삼스런 깨달음이 신을 믿지 않는 사람으로서 무척 낯설기도 하다. 영원한 무한을 전할 수는 없지만, 내가 그것을 믿고 있음을 다른 이가 내게서 발견해 주길 원하는 감당하기 어려운 바람마저 생겨버렸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하루하루의 경악, 분노, 놀라움, 후회, 기쁨, 슬픔과 행복에 저항하다보니 미처 보지 못하고 놓쳐온 것이 무엇이었는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부질없다 여기며 애써 초연해지려 하지 않아도, ‘영원’이라는 것은 있다는 생각에 안심하고 흔들릴 수 있을 것 같다.

목소리가 온다 50.8×40.6cm, 캔버스에 유화, 2014

물감을 개어 표면에 흔적을 남기는 일은 그 첫 시도부터 이미 벌어진 일을 만회하고자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첫발을 끊임없이 내딛도록 한다. 영원을 생각하더라도 스쳐가는 찰나를 붙잡으려 안간힘을 쓴다.

무한을 상상하더라도 지금 이곳에 있음을 잊지 않으련다. 떠나고 싶은 만큼, 사로잡히는 악순환 속에서 그래도 믿고 있을 테니 누군가가 알아봐 주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마찬가지였음을, 하지만 그 누구도 같지 않았음을.

이렇게 또 다시 묻고 있다. 나와 사람에 대해.(작가노트 중)[정리=키스갤러리 이유미 아트컨설턴트]

Artist Profile-최영빈

2013 M.F.A. Painting and Drawing,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졸

2010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서양화전공 수료

2007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4 Beside Words(Space1858, 시카고)

2011 광활한 방(OCI미술관, 서울)

2009 묵의 표면(갤러리 터치아트, 헤이리 아트밸리, 파주)

주요 단체전

2014 2nd FridayArtGallery(ErrorPlain,시카고), Bodies(NSCC Art Gallery, 시애틀)

2013 Contemporary vision IV(Beers Contemporary, 런던), Help Buzz Out of the Sticky Situation(Werkspace, 시카고), Bone & Blood: Structural Bodies in Motion(Squid3 Gallery, 시카고), Eye Sense(Chandelier Room, 시카고)

2012 Clothes Line(Lawn Gallery, 시카고), 판타스틱 미술백서(드림갤러리, 서울)

2011 제3회 Art Road 77아트페어 2011(금산갤러리, 헤이리, 파주)

2010 야생사고(아트지오, 서울), 열대야 프로젝트:금이야 옥이야(이연갤러리, 서울), 미리보기(송암미술관, 서울), 서교육십2010:상상의 아카이브-120개의 시선(갤러리 상상마당, 서울), Bibliothéque:접힘과 펼침의 도서관(갤러리 상상마당, 서울)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