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시흥에 공장을 소유한 A씨. 10년 전 공장부지를 구입하면서 임야까지 구입해 약 1만㎡를 보유하고 있다. 사업을 정리하면서 공장을 매각하고 싶지만, 마땅한 매수자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CEO들의 대표적인 고민이다. 경기가 좋을 때 넉넉하게 땅을 사 놓았는데, 매각은 어렵고 공시가격은 올라 세금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전국의 지가는 1980년대 연평균 20% 이상 급등했지만 2010년~2013년 4년 동안에는 4% 오르는데 그쳤고, 그나마 거래는 더욱 어렵다. 때문에 부동산 자문을 받는 자산가 중 절반 이상은 토지매도 문의다. 매도하는 것이 좋을지, 매도가능성은 있는지, 매도 가능금액은 얼마인지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룬다.

결론적으로 유동성이 떨어지는 수도권 공장·창고 부지는 특별한 용도가 없다면 매각해야 한다. 수도권 토지 수요가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도로 신설, 대규모 아파트 개발사업, 기업들의 공장·창고 수요가 끊이질 않았으나 최근에는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자금난으로 신규 투자가 어렵고, 기업들은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서울의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 등 집적시설로 이동하면서 수도권 토지 수요는 급감했다.

매각의 묘안은 없다. 5만㎡ 이하라면 해당지역 중개업소에 매물을 내놓고, 적극적으로 매각의사를 밝혀야 한다. 토지 수요자는 시흥에 땅이 필요하면 시흥에서 매물을 찾는다. 기업이 요구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아닌 이상, 지역 내 거래가 우선이다. 토지 거래가격은 적정선이 없다.

  ©중기이코노미

최근에는 시중 거래가격도 경매 가격선까지 내려와 있고 도로 여건과 입지에 따라 가격편차는 있지만, 공시지가 수준에 거래되는 물건도 많다. 2~3년 전 가격과 비교하지 말고, 2~3개 지역 중개업소에서 거래할 수 있는 가능 금액을 우선 받아보고, 거래 의사를 피력하는 것이 첫번째다. 매물은 많고 수요가 없어서 중개업소에서는 거래하기 쉬운 물건, 거래했을 때 중개수수료 등이 유리한 물건을 우선 거래한다.

부동산 매매차익 통한 이익실현 이젠 어려워

사례 2. 수도권 토지를 매각하고 사옥을 구입한 병원장 K씨. 오래 전 투자했던 수도권 토지를 팔고 강남지역에 건물을 샀다. 토지 매각대금 15억원과 보유자산 그리고 대출을 통해 약 30억원 정도의 사옥을 구입했다. K씨는 부동산 매매차익을 포기하는 대신 임대수익을 택한 셈이다. 20~30억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들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고 호소한다. 주식은 불안하고 채권이나 예금금리는 너무 낮다.

은행 예금금리는 2%대 초반에 불과하다. 부동산 역시 매매차익을 통한 이익실현은 불가능에 가깝다. 반면 임대용 부동산의 수익률은 연간 4~5% 수준이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지난해 3분기 상업용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오피스 5.9%, 매장용 6.04%로 채권, 주식, 금융상품의 그것보다 앞선다.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함께 안정적인 소득이 가능한 임대용 부동산은 투자수요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령사회가 될수록 임대용 부동산의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건물은 거래금액이 크고 입지나 상품별로 편차가 있어 투자 리스크도 크다. 도로를 끼고 있다면 1~2층 점포는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지 않지만, 인기 상권이 아니라면 3층 이상은 용도가 불투명한 경우도 많다. K씨의 경우 주택 밀집지역의 도로변 건물을 구입해서 1층은 커피전문점, 2층은 식당으로 임대하고 3~4층을 직접 병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병원 임대료를 줄인 대신 건물구입 대출이자를 내고 있지만, 1~2층 임대수입이 발생하고 있고 대출이자는 손비 인정을 받을 수 있어 투자에 만족하고 있다.

부동산·금융자산 투자수익률 비교

2013년 10월~2014년 9월   ©중기이코노미

건물 역시 매매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거래시 발생하는 세금부담이 크고 매도하더라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거래가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임대용 부동산의 장점은 고정 임대수입이 발생하는 유동자산이라는 점이다. 예를들어 대형 아파트를 보유했다가 10년 후 매각할 때 가격상승이 없다면 10년간 수익은 전혀없이 비용만 들어가지만, 임대수익이 월 100만원 발생하는 임대용 부동산이라면 10년후 매매가격이 오르지 않더라도 1억2000만원의 임대소득은 발생한다. K씨의 사례처럼 기존에 오피스나 상가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면 임대료도 절약하고 투자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전문 파트너 찾아 자산 포트폴리오 재설계 필요

부모가 피땀흘려 마련한 토지나 창고 등 비유동성 부동산의 경우, 자녀에게 상속되면 20~50%에 달하는 상속세를 낼 현금이 부족해 결국 부동산을 헐값에 처분하거나 압류 등으로 자산을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과거에는 불법이나 편법으로 세금을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시스템도 강화돼 세금을 피할 방법은 없다.

이젠 시간을 갖고 자산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거나 비유동성 부동산을 유동화 가능한 부동산으로 바꾸는 것이 현명하다. 자녀에게도 유동성 자산으로 상속·증여하고 대출을 일으키더라도 고정수입을 통해 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수익형 건물을 구입하려는 수요는 많은데 좋은 물건을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특히 투자수요가 많은 강남지역은 20~30억원대 건물의 대기 수요는 많은 반면, 보유자들은 매각해도 대체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우량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 또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좋은 물건을 보는 안목도 부족하다. 아파트는 거래가 빈번하고 표준화돼 있어 적정한 금액을 파악하기 쉽지만 건물은 입지나 토지의 용도, 수요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물건을 찾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파트너를 통해 객관적인 시장의 상황과 매물을 수집하는 것이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글=렌트라이프(주) 김혜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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