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 M&A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과거 휠라(FILA), 네파(NEPA) 처럼 국내 패션업계가 이탈리아 브랜드를 인수할 수 있는 M&A에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명확한 목표없이 M&A를 시도한다면 오히려 존폐위기에 처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코트라 글로벌 M&A지원센터 이상진 차장은 “이탈리아 경기가 좋지 않아 M&A시장에 좋은 매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패션산업은 국내기업이 강한 분야 중 하나이며, 정부에서도 한-이탈리아 패션산업 MOU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기업은 충분한 준비를 거쳐 M&A를 시작할 것을 당부했다.

경기침체·후계자 부재로 이탈리아 현지 매물 증가

한국기업이 이탈리아 패션업체 M&A에 성공한 것은 2005년부터다. 1911년 이탈리아 기업으로 시작한 휠라는 2005년 휠라코리아가 인수하면서 한국 브랜드가 됐으며,1996년 이탈리아 브랜드로 론칭한 네파도 2005년 한국의 평안 L&C(前 평안섬유)가  인수하면서 국내 브랜드가 됐다. 2005년을 시작으로 2010년 2건, 2011년 3건, 2012년 2건 등 국내기업은 이탈리아 패션기업 M&A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외 M&A에 성공한 국내기업은 이랜드, 제일모직, LG패션 등 대부분 대기업에 머물렀다.

한국의 이탈리아 패션관련 기업 M&A 현황

<자료=해외유명 패션브랜드 M&A 추진전략 설명회>   ©중기이코노미

이 차장은 그러나 “최근 이탈리아 M&A시장에 많은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면서 국내 중소·중견기업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탈리아의 경기침체에 따라 이전보다 많은 기업들이 매물로 나온데다, 특히 가업승계기업의 젊은 후계자들이 가업을 이어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심해져 이런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매물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위축됐던 이탈리아 M&A시장은 다시 회복되고 있다. 지난달 개최된 ‘해외유명 패션브랜드 M&A 추진전략 설명회’ 자료집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M&A 건수는 2001년(233건) 이후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2008년 568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9년 M&A건수가 전년 대비 41% 감소한 336건에 그치긴 했으나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0년 363건, 2011년 408건, 2012년 423건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났으며 2013년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404건을 기록했다.  

이탈리아 연도별 M&A 추세

<자료=해외유명 패션브랜드 M&A 추진전략 설명회>   ©중기이코노미

한편 지난해 10월 개최된 한-이탈리아 경제협력포럼에서 양국간 체결된 총 8건의 MOU에는 패션분야도 포함됐다. 한국패션협회, 이태리패션협회, 코트라는 양국 패션산업 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중소기업중앙회는 이탈리아 중소기업연합회와 MOU를 맺어 패션의류 분야의 디자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험부족 中企, 코트라 M&A 지원센터 활용을

중소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납품하는 등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는 해외 M&A를 노리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M&A 경험이 없어 관련 지식이 부족할 뿐 아니라, 비용과 리스크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2013년 설립된 코트라 글로벌 M&A 지원센터는 이러한 중소·중견기업의 M&A 전 과정을 단계별로 지원하고 있다. 이 차장은 “M&A를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무작정 시작하겠다는 중소기업이 많다”며 “M&A 지원센터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을 초기단계부터 컨설팅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M&A 지원센터는 우선 기업이 산업·분야·지역 선정 등을 돕는 전략컨설팅을 통해 인수 전략을 세우도록 지원한다. 이때 기업은 M&A센터와 NDA(비밀유지계약서)를 체결해야 한다. M&A 거래에서 전략 수립단계부터 계약체결까지 비밀이 철저하게 보장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M&A추진 사실만으로도 기업가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참여기관 또는 해당기업간의 NDA는 기본이다.

다음으로 유망 매물을 발굴하고 분석하는 것을 돕는다. 타깃으로 할 기업을 정하면 M&A 지원센터 11명의 회계사와 변호사가 가치평가, 실사 등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다.

거래가 체결된 이후에는 PMI(인수합병 후 통합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 차장은 “M&A에서 PMI가 중요하다”며 M&A성사 후에도 M&A 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사후관리를 활용할 것을 강조했다. M&A 지원센터는 코트라 해외무역관을 활용해 M&A이후 필요한 법규절차와 노무 그리고 현지 정부·공공기관과 풀어야 할 문제점 등을 해결해준다. 현지 법·제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해외무역관이 제공하는 해외마케팅 사업을 연계하기도 한다.

이 차장은 “M&A를 준비하는 중소기업이라면 누구나 M&A 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며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M&A에 한번만 실수해도 자칫 경영위협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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