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대중수출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개최한 ‘2015년 세계경제전망’ 세미나에서 한국금융연구원 박성욱 거시·국제금융실장은 2015년도 환율에 영향을 미칠 요인을 검토하면서 “중국의 성장둔화와 구조적 변화, 외교적 반사이익의 소멸”로 인해 대중수출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대중수출은 2014년 들어 부진이 뚜렷했다. 지난해 12월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11월 대중수출은 2013년에 비해 3.2% 감소했다. 2014년 하반기 들어 7월 -7.2%를 기록한 이후, 8월 -3.9%에서 9월 6.4%로 상승했으나 10월 들어 다시 3.5%로 상승세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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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으로 봐도 대중수출 증가율은 2012년 들어 전년대비 0.1% 상승에 그쳤고, 2013년 8.6%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2014년 다시 9월까지 0.3% 증가로 상승세가 꺾였다.

박 실장은 “중국경제의 구조변화는 한국에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최근 내수중심의 성장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것이 부품소재 중심의 대중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시장 내수용 수출 비중은 한국이 33.7%에 불과한 반면 독일은 77.8%, 미국은 67.7%, 일본은 49.9%에 달한다. 특히 중국의 내수중심 성장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 전략이라는 점이 문제다.

또 2012년 9월 일본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로 인해 촉발된 중일관계 악화기간 동안 “일본의 대중국 수출과 한국의 대중국 수출을 비교하면 일본이 상당히 많이 줄었다”며 한국이 경제 외적인 영향으로 반사이익을 누려왔다고 지적했다. 이 반사이익이 2014년 들어 소멸하기 시작하면서 대중수출 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올해에도 대중수출이 계속해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중국의 성장둔화다. 중국은 2012년 이후 성장과 수출의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수출용 중간재 수입도 둔화되면서 대중수출 부진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과거에도 한국의 대중수출은 중국의 성장률에 큰 영향을 받아왔다. 2000년부터 2013년 사이 중국의 성장률이 8% 이하였던 11개 분기에 한국의 대중수출 증가율 평균은 2.8%에 불과했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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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성장둔화는 2015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필수 중국팀장은 ‘중국 경제이슈와 전망’ 발표를 통해 “중국 정부는 2015년도 중국 경제성장률을 7.0%로 전망하고, 이를 달성하는 안정적인 경제운용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 팀장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 정부가 공언한 7.5%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7.4%, 2분기는 7.5%를 기록한 가운데 3분기 성장률이 7.3%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4년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2013년 경제성장률인 7.7%보다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달성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최 팀장은 올해 중국 경제에 대해서도 “2014년에 비해 좋아질 여건이 없다”고 단언했다. 소비의 경우 소비증가율이 2014년 들어 2013년 평균인 13.1%를 하회하고 있다. 게다가 2014년 5월 12.5%를 기록한 소비증가율이 6월 12.4%, 7월 12.2%, 8월 11.9%, 9월 11.6%로 지속해서 떨어지는 중이다. 소비 감소세가 역전되려면 가처분 소득이 높아지거나 부동산 경기 회복 등으로 인한 자산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이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수출의 경우 올 1분기는 2014년의 기저효과로 인해 높은 수출성장률을 기록하며, 경상수지가 증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의 경우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주도할 능력과 의지가 감소하고, 제조업과 부동산에서 반등이 나타날 요인이 불투명”해 2014년보다 낮은 증가율을 전망했다. 2013년과 2014년 들어 소비증가율 감소 추세를 투자가 커버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증가세가 주춤할 가능성은 중국경제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최 팀장은 다만 “제조업에서 수출회복과 산업생산 증대로 인해 투자가 증가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이같은 성장률 둔화는 일시적인 현상도 아니라는 것이 최 팀장의 설명이다. 중국은 2009년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집행해 2011년까지 두자릿수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으로 7.7%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두자릿수의 경제성장 시대가 종언을 고했다.

시진핑 지도부는 표면적으로 후진타오 지도부가 남겨준 내수 위주의 성장전략과 금리자유화 등 경제개혁 시도를 목표로 삼고 있으나, 금리자유화는 부분적이었고 변형된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해왔다. 최 팀장은 중국의 금융과 부채, 부동산 가격, 회사채 디폴트 사례 등 4가지 리스크 요인을 분석하면서 중국이 단기적인 리스크에 대해서는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금리자유화 등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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