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금융회사에 대한 중복 규제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8일 새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금융회사들이 금융당국의 행정지도를 따르기 위해 합의한 사항을 공정위가 담합으로 제재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요구해온 데 따른 조치다.

일례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24개 보험회사들은 금융감독원의 구두 행정지도에 따라 단체상해보험상품의 영업보험료를 할인하기로 합의했다. 공정위는 보험회사들이 가격을 담합했다고 판단, 시정명령과 1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보험회사들은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의한 합의라고 항의하며 소송까지 제기했으나 결국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금융당국이 구두 행정지도를 했다고 하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행정지도에 앞서 공정위와 사전협의를 꺼치고, 모든 행정지도는 문서화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잘못된 행정지도가 금융회사들의 위법행위로 이어지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른 부당공동행위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기존에도 “행정지도 등 정부시책이 금융회사의 위법행위의 원인이 된 경우 과징금을 20%까지 감경할 수 있다”는 공정위 고시를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