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을 빌미로 금융상품을 강매하는 ‘꺾기’ 관행 규제가 더 강력해진다.

금융위원회는 꺾기 관행 근절 및 은행의 기업지원 유인 제고를 골자로 하는 은행법시행령과 은행업감독규정을 개정한다고 5일 밝혔다. 은행법시행령은 개정안은 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으며, 은행업감독규정은 5일 개정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꺾기 관행 근절방안을 주로 다뤘다. ‘1%룰’이라는 객관적 요건을 시행세칙 규정에서 시행령으로 상향 규정함으로써 제재 규정을 강화했다. 1%룰은 대출실행일 전후 1개월 내 판매한 예적금 등 월수입금액이 대출금액의 1%를 초과하는 경우를 꺾기로 간주하는 것을 말한다. 

 

현행 체계에서는 ‘고객의 의사에 반하여’라는 주관적 규정이 법과 시행령에 명시된 반면, 객관적 규정은 시행세칙으로 돼 있어 법적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었다. 이번 개정에 따라 대출고객의 의사와 ‘관계없이’ 대출실행일 전후 1개월 내에 판매한 예적금 등의 월수입금액이 대출금액의 1%를 넘는 경우 꺾기로 간주된다. 

 

보험과 펀드에 대한 규제도 대폭 강화됐다. 개정안은 대출실행일 전후 1개월 이내에 중소기업 또는 저신용자에게 보험·펀드 등을 판매하는 경우 1%룰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꺾기로 간주한다. 

 

중소기업 대표자·임직원 및 가족 등 관계인과, 은행이 상환우선주를 보유한 기업에 대해서도 꺾기가 금지된다. 아울러 꺾기 관련 과태료 제재도 강화된다. 꺾기 1건당 적용되는 과태료 기준금액을 2500만원(직원은 250만원)으로 정한 후 금액, 고의 및 과실 여부 등을 고려해 건별로 산정된 과태료를 합산해 부과하도록 했다.  

 

금융위는 특히 보험·펀드 등의 꺾기, 영세한 소기업(상시 근로자 49인 이하 등)에 대한 꺾기에 대해서는 높은 과태료를 적용한다고 덧붙였다.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금융지원 유인책도 나왔다. 사모투자전문회사(PEF)에 대해서는 은행이 유한책임사원(LP)로서 그 지분을 30%까지 보유해도 자회사로 분류하지 않도록 한 조항을 고쳤다. 벤처캐피탈(한국벤처투자조합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 신기술사업투자조합)도 PEF와 동일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출자시 보고의무, 신용공여 제한 의무 등의 부담을 낮춰 벤처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의 해외진출 규제를 풀어 수익원을 다변화시키는 내용도 포함됐다. 소규모 해외현지법인을 인수합병하는 경우 현지법인의 신용평가등급이 B+ 이하인 경우에는 금융위에 사전신고하도록 하는 규정을 손봤다. 은행 기본자본의 2% 이하 규모 현지법인의 경우에는 신용평가등급과 관계없이 금융위에 사후보고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 내용 중 은행의 수익원 다변화 및 기업지원 유인 제고를 위한 개선은 11일부터, 꺾기 관행 근절은 3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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