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인터넷뱅킹 사이트에 접속했다 이용자가 피해를 본 경우 은행에도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는 허모 씨 등 30여 명이 농협, 신한, 하나, 국민, IBK기업은행 등 5개 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총 1억91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당시 전자금융거래법 9조 1항을 근거로 은행에도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구 전자금융거래법 9조(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의 책임) 1항에 따르면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는 접근매체의 위조나 변조로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원고가 스스로 정보를 노출한 과실이 있으므로 손해의 80%는 원고들이 부담하고 피고인 은행의 책임은 10~20%로 인정한다고 재판부는 말했다.

허씨 등 30여 명은 ‘파밍’에 의해 거액이 인출돼 피해금액 총 3억7000여 만원을 은행이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파밍(pharming)이란 사용자가 정확한 웹 페이지 주소를 입력해도 가짜 웹 페이지로 연결되게 해 개인정보를 훔쳐내는 신종 피싱수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