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신용등급이 낮은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보증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을 지원대상에 포함시켜 사업비 90억원을 낭비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금융공공기관 감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협약을 맺고,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특별출연 협약보증 대상으로 무보에 추천했다.  

자체적으로 무보의 보증이나 보험을 공급받기 어려운 수출 중소기업을 기업은행이 추천하면, 무보는 책정 한도의 2배를 적용해 보증이나 보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경우 기업은행은 무보의 보증·보험 공급액의 일정 비율을 부담하기로 했다.

이 사업으로 2259개 기업에 1조9014억원의 보증·보험이 공급됐고, 기업은행은 총 828억원을 출연했다.

그런데 기업은행은 신용등급이 높아 자체적으로 보증서 발급이 가능한 A사를 2011년 20억원 규모의 특별출연 협약보증 대상으로 추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회사는 보증한도 소진율도 20%에 못미치는 상황이었지만, 특별출연 협약보증을 받았다. 감사원은 이처럼 자체적으로 보증이나 보험서 발급이 가능한데도 지원받은 회사가 총 134개에 달하며,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금용지원 효과 없이 특별출연료(90억9600만원)만 낭비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2011년 기업은행으로부터 2011년 특별출연 협약보증 추천을 받아 미화 250만달러의 수출보험 증서를 발급받은 B사는, 수출채권 매입 요청을 하지 않았지만 기업은행은 협약보증을 해지하지 않았다. 이처럼 협약보증 지원을 받고도 보증·보험 관련 금융거래를 하지 않은 경우가 2011년 10월부터 2014년 3월 사이에 37건에 달했지만, 기업은행은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아 “12억5200만원이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효과 없이 낭비된 사실”이 있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기업은행에 “신용등급이 높아 일반보증서 발급이 가능한 수출 중소·중견기업은 불가피한 사유(보증·보험 책정 가능 한도 부족 등)가 없는 한 특별출연 협약보증 추천대상에서 제외하는 한편, 특별출연 협약보증을 지원받은 수출 중소·중견기업이 대출약정조차 체결하지 않는 등 관련 금융거래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보증·보험을 해지하도록 사후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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