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어린이 폭행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잔인한 폭행 행태도 경악스럽지만, 보육교사에 걸맞지 않은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보살펴왔다는 점이 더욱 놀랍다. 이같은 행태가 어린이집 내부에서 통제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사고가 발생해 언론에 알려진 어린이집이 문을 닫기도 했다. 그러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는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와 SNS를 통해 ‘효율임금이론의 관점에서 본 어린이집 사건’이란 글을 게시했다. 효율임금이론으로 보면 이번 사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효율임금이론에 대해 “전통적 관점에서 보면 어떤 노동자의 효율성이 그의 임금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효율임금이론에서는 노동자가 받는 임금이 그의 효율성을 결정한다고 봅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음식점에서 일하는 사람이 무척 불친절하다면, 그는 자신이 형편없는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며 “이까짓 직장 잃어버린다 해도 다른 곳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마음놓고 불친절하게 구는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반대로 일하는 사람이 무척 친절하다면, 그는 좋은 대우를 받는다고 느낄 것이고 따라서 이 직장을 잃으면 안된다고 생각해 친절한 서비스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같은 사고방식이 바로 효율임금이론의 주장하는 바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보육교사에게 그렇게 박한 대우를 해주니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열악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박한 대우는 좋은 자질을 가진 사람이 보육교사직을 지망하는 것을 막는 장애물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가 효율임금이론으로 어린이집 폭행사건을 설명하는 방식은 중소기업들이 참고할 만하다.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성실하고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용을 해도 이직률이 높고 근속기간은 짧다는 점도 문제다.
원인은 다들 짐작할 수 있지만, 문제는 해결방식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애사심이나 헌신하는 자세가 부족하다”는 인식으로는 문제가 조금도 해결되지 않는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열정페이’라는 오명에 기업 이미지만 악화될 뿐이다. 누구나 알만한 재벌집단 중에서도 ‘열정페이’라는 오명이 붙어 지원율이나 이직률이 악화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임금을 많이 주는 것은 쉽지 않다. 이 경우 복지를 증진하고 직장 분위기를 보다 유연하게 만드는 것도 좋은 해법이다. 실제로 대기업도 아니고 임금이 크게 높지도 않으면서 취업시장의 주목을 받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그 기업의 채용공고가 뜨기만 하면 우수한 인재들이 앞 다퉈 지원경쟁을 벌인다. 복지제도를 잘 갖추고 직장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드는 것은 많은 비용이 드는 일이 아니다. “어린이 보육이 중요한 일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그 중요성에 걸맞은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라는 이준구 교수의 제언이 모든 중소기업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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