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통계청>   ©중기이코노미

2011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옥시의 가습기용 살충제나 확산조짐이 한풀 꺾인 은나노 세탁기·칫솔처럼 인체 위해성 우려가 있는 화학물질을 적용한 생활제품은 앞으로 특허등록에도 제한이 가해질 전망이다. 

 

특허청이 유해화학물질의 특허등록요건을 강화하겠다고 5일 밝혔다. 이를 위해 인체 위해성 입증에 전문기관 의견문의, 위해성 정보 DB 공유 등의 방안을 활용하기로 했다. 특히 은나노 물질을 적용한 세탁기·칫솔 등과 가습기 살균제 등 인체 위해성이 밝혀진 화학물질을 적용한 생활제품에 대해서는 특허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는 치명적인 폐손상 증상을 유발해 1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바 있다. 살균·멸균·항균·건강증진 효과가 있다는 인식하에 칫솔·치약·화장지·세탁기는 물론 유아용 젖병에까지 사용된 은나노 물질도 인체 위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진바 있다. OECD 연구 등을 통해 나노 사이즈가 체내 침투가 용이해 유해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된 것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은나노물질이 적용된 생활(위생)용품 분야(의류, 신발, 세탁기, 젖병, 치약, 칫솔 등) 특허출원은 2005년 112건에서 2013년 단 2건으로 급감했다. 이는 특허정책의 변화가 아닌 자연발생적인 감소다. 

 

특허청은 “그동안 특허심사과정에서 화학물질의 인체 위해성 입증이 곤란해 판단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내년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 시행에 맞춰 전문기관에 대한 의견문의나 관련 인체 위해성 정보 DB 공유 등을 통해 심사단계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화학물질을 적용한 제품에 관한 특허출원의 경우에는 해당 물질의 인체 위해성을 전문기관에 확인하고, 위해성이 밝혀질 경우 특허를 부여하지 않을 방침”이고 특허청 관계자는 강조했다. 

 

이번 방침은 섬유와 생활위생용품 등 인체와 밀접한 분야에만 국한되며 산업현장용 전자부품, 재료,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 관련 특허출원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해화학물질 관련 제품을 생산·제조·판매하는 국내 화학산업은 전체 제조업의 14%(약 88조원)를 차지하고, 유통되는 화학물질도 약 4만400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7개 정부부처에서 소관업무별로(의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첨가물은 농림축산식품부) 담당해 효율성 부족 지적을 받아왔다. 

 

한편 화평법 시행은 관련 제조업체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이 법을 통해 미지의 화학물질 유해성으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사전예방적인 관리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물질 자체의 ‘독성’은 물론 인체에 노출시 건강에 미치는 영향까지 관리하기 위해 ‘유해성 및 위해성 평가자료’까지 제출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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