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투표, 주주총회 풍경 바꿔놓을 혁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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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투표, 주주총회 풍경 바꿔놓을 혁신될까? 섀도보팅 폐지 유예수단으로 주목…도입절차 간편 장점

기사입력2015-01-27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섀도보팅의 폐지를 유예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그 조건인 전자투표제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모든 주식회사는 상법에 따라 1년에 한번 주주총회를 개최해야 한다. 결산기가 1년에 2회 이상이라면 정기 주총은 매 결산기마다 열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도 있다.

그런데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주주총회의 의결정족수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섀도보팅 폐지가 예정되면서 기업들의 주주총회에 대한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한국예탁결제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주주총회 운영대책 전국순회 설명회’에서 코스닥협회 김구 법제팀장은 이같은 어려움을 해소해줄 수 있는 전자투표제도를 설명했다.

전자투표제도는 서면투표제도와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도입하기 더 쉽다는 장점이 있다. 서면투표제도란 주주가 총회에 출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를 시행할 경우 소집통지서에 주주가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서면과 참고자료를 첨부해야 한다. 서면투표를 채택한 경우에는 관련서류를 송부해야 하기 때문에, 소수주주에 대한 소집통지를 공고로 대체할 수 없다. 정관에 규정을 둔 경우에 한해 시행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반면 전자투표제도는 이사회 결의로 선택할 수 있어 정관규정은 필요하지 않다.

반면 예탁결제원이 관리업무를 위탁해 수행한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 전자투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예탁결제원과 위탁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사회 결의에 따라 전자투표 방식을 채택한 뒤 전자투표 시스템에 전자투표 이용을 신청하면 된다.

이후 예탁결제원이 작성한 전자명부를 확인하고, 관리업무 수수료를 납입하면 전자투표를 시행할 수 있다. 전자투표가 끝나면 집계결과를 주주총회 당일의 의결권 행사수량에 반영하면 된다. 이때 주주총회 결과 내역을 전자투표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예탁결제원이 전자투표 시스템이 구축한 것은 지난 2010년 8월이다. 이 제도가 2015년 들어 조명받는 이유는 바로 섀도보팅 폐지를 유예할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섀도보팅 폐지, 전자투표 도입 +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때 가능해

예탁결제원은 주식을 다수 보유한 증권회사나 기관투자자 등의 주식을 계좌에 넣어 관리하는 예탁결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자연히 다수의 주식을 예탁받아 보유하게 되는데, 주식을 발행한 회사들의 주총 시 의결정족수를 지원하는 섀도보팅 제도도 운영해 왔다.

주식의 원소유주인 주주가 예탁결제원에 의결권의 직접행사, 대리행사, 불행사의 뜻을 표현한 경우에는 그에 맡겨 권리행사를 할 수 있지만, 주총 5일전까지 이같은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예탁결제원이 대리인을 통해 권리를 행사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주총의 의결정족수 확보가 가능케 된다.

단,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예탁결제원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이 투표한 투표수의 비율대도 예탁결제원의 투표수를 분할한다. 그리고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영업의 양수도와 임대, 자본감소, 회사의 해산, 합병, 분할, 주식회사의 유한회사로의 조직변경 등에 대해서는 예탁결제원의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다.

당초 이 섀도보팅 제도는 올해 1월1일을 기해 폐지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법 개정에 따라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는 섀도보팅을 2017년말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섀도보팅 폐지 유예는 회사가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의결권 있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모든 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행사의 권유를 한 법인을 대상으로 제한한다. 대리행사 목적 역시 감사 및 감사위원회의 선임 또는 해임으로 제한된다. 단, 발행주식총수의 1% 미만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의 주식의 합계가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2 이상인 법인은 모든 주총 안건에 대해 섀도보팅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섀도보팅을 이용한 회사는 총 693개사였으며, 이중 672개사는 상장사였다. 섀도보팅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전자투표를 도입할 회사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전자투표와 함께 요건으로 명시된 의결권 대리행사 역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올해부터는 전자위임장 제도가 새롭게 도입됐고, 주총 안건 일부에 대한 위임장 권유도 가능해졌다.

전자위임장제도 이용절차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전자위임장 권유제도란 발행회사가 위임장 권유행위를 전자적으로 수행하고 주주 역시 전자적인 방법으로 위임장을 수여하는 제도다. 전자투표와 마찬가지로 예탁결제원이 전자위임장 관리기관으로 시스템을 구축했고, 지난 22일 시스템을 공개했다.

예탁결제원은 “향후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시스템을 중심으로 펀드넷의 펀드 의결권 행사 서비스를 연계하고 세이브로의 콘텐츠를 보강하는 등 전자화 시대에서 기업과 주주를 위한 의결권 행사 종합 지원서비스를 구현하며, 장기적으로는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추진해 바람직한 주주총회 문화를 이루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