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2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27일 부산시청을 방문해 서병수 시장과 면담했다”면서 면담 자리에서 “서병수 시장이 부산국제영화제가 시민들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공공의 자산이므로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압박을 종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26일 한국영화제작가협회를 비롯한 12개 영화단체에서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부산시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뜻”이라며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권고했다. 앞서 부산시도 ‘부산국제영화제 운영개선과 개혁 추진 필요성에 대한 부산시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이용관 현 집행위원장의 거취문제를 비롯해 인적 쇄신 등을 요구한 바 있다”며 인사 조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영화계에서는 이같은 인사 조치가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싼 보복성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이 정치적 중립성을 해친다며 상영 취소를 요청했으나 부산국제영화제는 예정대로 상영을 진행했다.

영화계는 성명에서 “이용관 집행위원장에 대한 사퇴 권고가 ‘다이빙벨’을 상영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부산시장이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이기는 하나 정상적인 영화제라면 정치인이 작품 선정에 관여할 수 없다”며 “프로그래머의 작품 선정 권한을 보장하는 것은 영화제가 존립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라고 말했다.

또 영화계는 “이는 단순히 이용관 집행위원장 개인의 거취 문제가 아니다. 표현의 자유를 해치고 영화제를 검열하려는 의도는 결국 영화제의 독립성을 해칠 것”이라며 우려의 뜻을 밝혔다.

부산시의 사태 진화로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 압박은 없던 일로 되는 모양새다. 부산시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서병수 부산시장과의 면담에서 “영화제 쇄신, 부산시의 비전 요구에 충실히 응하려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안을 만들겠다고 했다”며 이 위원장의 보직 수행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