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13일 동반성장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정호열 전 공정거래위원장(왼쪽에서 3번째)<사진=공정위/뉴시스>

정호열·김동수 두 전직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경찰 소환장을 받았다. 공정위의 감독을 받는 특수판매공제조합(특판조합)에 공정위 출신 인사를 ‘낙하산 이사장’으로 앉히려 압력을 행사한 혐의다. 사정당국이 정부 낙하산 인사 압력을 문제삼아 장관급 인사를 직접 소환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겨레 7일자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공정위 두 전직위원장에게 소환조사 방침을 통보했다고 6일 밝혔다. 2010년, 2012년 두차례에 걸쳐 특판조합 이사장에 공정위 출신 퇴직 간부들이 선임되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 남용)로 수사 중에 나온 조치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감독을 받는 특판조합은 다단계판매 소비자 피해보상 업무를 맡는 곳으로 2010년에는 김선옥 전 공정위 부위원장이, 2012년에는 신호현 전 공정위 국장이 각각 이사장으로 선임됐으며 신 이사장은 현직에 있다.

이 보도는 “두 전직위원장은 이미 설 전에 경찰에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으나, 내용이 충분치 못하고 사건이 복잡해 직접 불러 조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의 발언도 인용했다. 이르면 이번 주중에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정호열 전 위원장(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2009년 7월부터 2011년 1월까지, 김동수 전 위원장(현 고려대 석좌교수)은 2011년 1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공정위에서 재직했다.

한겨레는 또 1월28일 경찰이 공정위 낙하산 인사 관행을 직권남용으로 보고 수사중이라고 먼저 보도한 바 있다. 조사대상이던 특판조합 임원으로 일하던 윤모 씨를 조사하던 중 윤씨가 “공정위의 이사장 (추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보복성 감사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수사가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인가 4대 조합 이사장, 공정위 출신 ‘장악’

공정위 인가권 4개 조합 이사장 현황

2014년 2월 현재<각 조합 홈페이지에서 취합>   ©중기이코노미

지난해 한국일보는 당시 윤용규 전 공정위 부이사관의 상조보증공제조합 이사장 선임(현재는 장득수 이사장)과 관련해 해당 조합들의 공정위 ‘지시’에 의한 일방적 운영과, 공정위 재취업 ‘밥그릇 챙기기 대상화’를 우려한 바 있다. 



한편 공정위는 “경찰의 무리한 법 적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 한겨레의 보도다. 비리혐의로 처벌된 윤씨가 앙심을 품고 음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인사 압력 혐의도 “특판조합이 먼저 추천을 요청한 것”으로 선을 그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식적 입장을 한겨레에 확인해 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공정위의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만 밝혔다. 4개 조합 이사장 선임과 관련해서도 “조합들의 요청도 있었고 공모절차를 거치는 것은 맞지만,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한겨레는 경찰이 “타 부처의 낙하산 인사 관행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것에는 부정적”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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