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을 일으킨 조현아 전 부사장에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사진=뉴시스>
검찰은 지난 2일 서울서울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회사 오너 장녀이자 부사장인 지위를 남용해 항공기를 되돌리고도 반성과 죄의식이 희박하다”면서 “귀책 사유가 없는 박창진 사무장과 김모 승무원을 폭행하고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이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이 같이 구형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뉴욕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운항 중인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됐다.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조 전 부사장의 회항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 변경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항공보안법 42조(항공기 항로 변경죄)에 따르면 위계나 위력으로 운항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하게 해 정상 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비행기가 이동 중인 사실을 몰랐으며, ‘항로’는 지상이 아닌 200m 상공부터 적용돼 항로 변경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결심공판에서도 조 전 부사장은 승무원의 어깨를 밀치는 등 폭행사실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항공기 항로 변경 혐의에 대해서는 “항공기가 출발한지 몰랐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항로는 항공기 문이 닫힐 때부터 열리기 전까지 모든 경로로 공항활주로도 포함된다”면서 “이 사건은 항공기가 당초 항로에서 벗어나 원래 출발점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항로 변경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결심공판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한 박창진 사무장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사무장은 “당시 모멸감을 준 행동은 자신을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사건 이후에도 조 전 부사장은 한 번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힘없는 개인을 봉건시대 노예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또 이번 사건에서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대한항공 객실담당 여모 상무와 대한항공에 국토교통부 조사 상황을 알려준 김모 조사관에도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여모 상무, 국토부 김모 조사관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12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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