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금융 정부출자기관의 사내유보금이 50조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유보금과 배당:정부출자기관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비(非)금융 정부출자기관의 사내유보금(이익잉여금)은 47조1415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출자기관별로 사내유보금을 보면 ▲한국전력공사 24조6603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 7조3697억원 ▲한국가스공사 5조7295억원 ▲한국수자원공사 3조2815억원 ▲한국석유공사 1조8682억원 ▲한국도로공사 9848억원 등이다.

한경연은 정부출자기관이 유보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이유가 “민간기업보다 법률상 내부 유보 범위가 넓기 때문”이라면서 “민간기업은 이익금 처리 순서와 적립 의무를 상법에 따르지만 정부출자기관은 일부 기관을 제외하면 특별법을 준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민간기업은 이익준비금(기업에 유보되는 이익 중 법률에 의해 강제로 적립되는 법정준비금)의 의무적립한도가 자본금의 50%로 제한되지만 일부 정부출자기관은 특별법에 의거해 자본금의 100%까지 이익준비금으로 적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출자기관의 배당은 감소하는 추세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정부출자기관으로부터 배당을 받은 수입은 3256억원으로, 2008년 9339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정부출자기관의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의 21.5%로 집계된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2020년까지 40%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공기업의 배당성향을 끌어올리고 민간기업의 배당확대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김윤경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재무 안정성이 비교적 높은 정부출자기관도 적자 보전과 경영악화 대비, 공공사업 투자를 위해 배당보다 유보를 선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