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서비스 소비자의 피해구제 신청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가 할부거래법을 위반한 상조업체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이 6일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상조 관련 소비자상담 및 피해구제 현황’ 자료를 공개한 바에 따르면, 상조서비스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11년부터 618건에서 2013년 920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말까지 1165건을 기록했다. 3년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김 의원은 “하지만 공정위가 할부거래법 위반 상조업체를 심의에 부쳐 조치한 건은 2010년 9월 개정법 시행 후 총 12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접수된 상조서비스 피해구제 신청의 83%(968건)가 계약해지 및 위약금, 해약환급금 등 계약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역시 지난해 7월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상조서비스 관련 상담 2057건 중 대부분은 해약환급금 미지급 또는 지연이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상조서비스 관련 소비자상담 및 피해구제 현황

단위:건 <자료=한국소비자원/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실>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까지 접수된 상조서비스 관련 상담 건수는 총 1만5739건으로 2013년(1만800여건)대비 50% 가까이 급증했다.  

김 의원은 “공정위 홈페이지에 올라온 의결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정위가 2010년 이후 할부거래법 위반 상조업체의 해약환급금 미지급 관련 조치를 내린 것은 8건에 불과”했다며 “8건의 조치는 5개 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2개 업체 중복 제재), 다른 업체로 합병된 그린우리상조를 제외한 4개 업체의 선수금은 1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공정위가 지난해 소비자피해 구제 신청이 집중됐던 ▲디에이치상조(선수금 208억원) ▲동아상조(451억원) ▲삼성복지상조(265억원) ▲조은이웃(115억원) 등 선수금 규모가 큰 업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상조의 경우 지난해 해약환급금 미지급과 관련 소비자피해 구제 신청이 급증해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아직까지 심의단계에 이르지 못한 상태라고 김 의원은 밝혔다.
  
지난 2010년 개정돼 시행되고 있는 할부거래법은 상조서비스 가입을 체결한 소비자가 상조서비스를 받지 않은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계약이 해지되면 상조업체는 위약금을 뺀 고객납입금(해약환급금)을 3영업일 이내에 환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를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는 시정조치,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다.

김 의원은 “상조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해약환급금 미지급 문제는 현행 할부거래법으로도 충분히 제재할 수 있다”며 “소비자가 행복한 시장 환경을 조성 하겠다는 공정위가 법 집행에 손을 놓고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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