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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와 NOOMP

“복지는 좋지만 증세는 싫은” 인지상정 이중성 지칭

기사입력2015-02-09 10:11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난 5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 제38회 전국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특강에 앞서 입술에 립밤을 바르고 있다. 그는 이 강연에서 “복지가 많아지면 국민이 나태해질 수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의 소지를 제공했다.<사진=뉴시스>
눔프(NOOMP, Not Out Of My Pocket)는 말 그대로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 것은 반대한다’는 의미다. 복지 증가에는 찬성하면서도 이를 위한 비용분담(증세 등)은 반대하는 일종의 딜레마를 일컫는 데 주로 사용된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는 혐오시설을 둘 수 없다는 님비(NIMBY, Not In My Backyard)와 함께 과도한 이기주의를 상징하는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님비와는 달리 영문 자료에서 눔프의 용례는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현대경제연구원이 ‘복지향유를 찬성하면서도 분담을 하기 싫어하는 이중성’을 지칭하는 용어로 많이 사용했다. 예를 들어 2012년 4월에 낸 자료에서 이 연구원은 “우리 국민들의 무상복지 공약에 대한 찬성 비율이 64.4%에 달하면서도, 복지 강화에 필요한 재원조달은 ‘부자증세’(39.2%), ‘탈세예방’(37.5%), ‘예산절감’(18.7%) 등의 순으로 응답하고, ‘세율인상’(4.6%)과 같이 나의 비용부담 증가는 가장 적게 그리고 가장 나중에 하겠다는 눔프 현상이 관찰된다”고 적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자 자료를 통해서도 눔프 현상을 언급했다. 한일 양국의 재정절벽에 대해 서술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증세에 대한 거부감(눔프)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적고 있다. 증세가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추진해야 할 ‘최후의 수단’이며, 규제 개혁과 경제구조 혁신을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을 강조하기 위한 수사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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