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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고용에 사회공헌까지…공시에 다? 공시의무 없는 사회적기업, 공시자료에 사회적 성과 공개

기사입력2015-02-11 14: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홈페이지의 자율공시 현황. 왼쪽 화면에서 회사명을 클릭하면 새로 뜨는 창은 사회적 성과를 비롯한 각종 자료들을 보여준다.

A사는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 코넥스 등 어디에도 상장돼 있지 않지만 경영공시를 한다. 그렇다고 외감법 적용대상도 아니다. 의무사항이 아닌데도 기업경영에 대한 정보를 자율적으로 공개한다.

이 회사의 이름을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전자공시 시스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 회사의 재무제표 등은 오직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홈페이지에 있는 공시자료 조회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사회적기업 자율 경영공시에 참여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에게 경영공시는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많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사회적기업진흥원에 참여신청서를 제출하고, 정해진 서식에 따라 기업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공시하는 내용도 금감원 공시와는 사뭇 다르다. 물론 매출과 손익, 자산과 부채 등 일반적인 경영성과 내용도 공시되지만, ‘사회적 성과’라는 공시항목은 사회적기업에만 별도로 있는 항목이다.

사회적성과 공시항목은 고용과 제품 및 사회서비스로 나뉜다. 고용의 경우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 취약계층의 고용인원이 몇 명이고, 평균임금은 얼마이며 평균 근로시간은 어느 정도인가를 공시한다.

제품 및 서비스 항목에서는 회사의 제품 및 서비스가 어떤 사회서비스인지를 밝힌다. 또 회사가 봉사활동 등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한 경우 이에 대해서도 상세한 내역을 밝힌다. 학교나 정부, NGO나 대기업과 거래가 있거나 협약을 맺은 사항이 있다면 이것도 공시 사항이다. 이윤을 사회적 목적으로 재투자했다면 세부 항목도 공시한다.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얼마, 사회서비스 제공에 얼마, 하는 식으로 항목별 내역을 상세히 공개한다. 지역사회 공헌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에 대표자와 소재지 등 기업현황과, 주주 구성 및 의사결정구조 등 지배구조 현황도 함께 공개된다.

사회적기업진흥원이 10일 2015년도 사업설명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자율공시에 참여한 사회적기업은 116개로 2013년의 81개에 비해 43% 증가했다. 2011년 5개업체가 시범사업에 참여한 자율공시는 2012년 24개업체로 늘어난 뒤 매년 참여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자율공시 참여 사회적기업 현황

<자료=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공시 참여기업이 늘어나는 현상은 공시기업에 주어지는 혜택과 무관치 않다. 사회적기업 대상 투자기관에게 공시기업이 소개되기도 하고, 사회적기업 전문 컨설팅 사업 신청 때는 가산점이 부여되기도 한다. 지난해 사회적기업 전문 컨설팅 사업의 지원을 받은 업체 중 12개가 자율공시를 통해 가산점을 받은 기업이었다. 지자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공시기업의 사례집을 발송해 구매 협조를 요청하는 등 판로개척도 지원된다.

자율공시를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기업진흥원의 공시기업 모집 시 참여신청을 해야 한다. 이후 진흥원이나 공시 지원기관의 컨설팅을 받아 직접 공시자료를 작성해야 한다. 이 자료를 공시위원회에 제출하면, 진흥원 홈페이지에 자료가 공시된다.

<자료=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올해 참여기업 모집은 9일부터 오는 3월31일까지 진행된다. 참여대상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이다.

진흥원은 올해부터 종전 12월에 게시되던 경영공시를 7월로 앞당기고, 공시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또 경영공시의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해 전문기관의 밀착 컨설팅으로 공시자료 작성 교육을 제공하고, 자료작성을 지원한다. 덧붙여 사회적기업의 홍모, 컨설팅, 투자유치 등 지원사업을 연계해 공시 참여 유인책을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