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담보와 보증관행 근절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신용대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값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은행의 혁신성 제고를 위한 과제’를 주제로 지난 13일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금융연구원 서정호 선임연구위원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8개 일반은행의 지난해 하반기 중소기업 신용대출 증가율은 -3.1%를 기록했다.

2014년 하반기 8개 일반은행 중소기업 신용대출 증가율

<자료=‘국내은행의 혁신성 제고를 위한 과제’ 세미나 자료집>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전국은행연합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세미나에서 서 연구위원은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 하반기 은행혁신성 평가 결과’ 중 ‘보수적 금융관행’ 분야와 ‘사회적 책임 평가결과’ 분야의 세부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은행혁신성 평가는 국내 18개 은행을 3개 그룹으로 나눠 각종 지표를 비교해 점수를 매긴 것이다. ‘일반은행’ 그룹에는 국민, 신한, 하나, 우리, 씨티, SC, 외환, 농협의 8개 은행이 묶였다.  

이들 8개 은행 가운데 지난해 7월부터 12월 사이 중소기업 신용대출이 증가한 곳과 감소한 곳의 수는 각각 4곳으로 동일했다. 그러나 증가율이 가장 높은 은행이 5.1%, 두 번째로 높은 은행이 2.7%를 기록한 반면 최하위 2개 은행은 각각 -16.8%와 -9.4%를 기록하는 등 증가폭보다 감소폭이 커 전체 평균이 마이너스 값을 기록했다. 증가율 1위 은행과 최하위 은행간 격차는 21.9%p에 달했다.

보다 규모가 작은 부산, 대구, 전북, 광주, 제주, 경남, 수협의 7개 은행이 묶인 ‘지방은행’ 그룹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증가율은 -0.6%였다. 전체 평균이 감소한 것은 마찬가지 이지만, 감소폭은 더 적었다.

‘은행혁신성 평가’에서 중소기업 대출과 신용대출 비중을 합산해 점수를 매긴 결과 가장 점수가 높은 은행은 하나은행이었고, 신한은행과 농협이 나란히 뒤를 이었다. 가장 점수가 낮은 은행은 SC은행이었고, 씨티은행과 국민은행이 뒤를 이었다.  

2014년 하반기 8개 일반은행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

<자료=‘국내은행의 혁신성 제고를 위한 과제’ 세미나 자료집>

대출뿐만 아니라 투융자 복합금융에서도 보수적관행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8개 일반은행의 투융자 복합금융 중 창업기업과 재기기업 비중 평균은 43.2%에 그쳤다. 이는 7개 지방은행 평균인 53.8%보다 10.6%p 낮은 수준이다.

2014년 하반기 8개 일반은행 투융자 복합금융 중 창업·재기기업 비중

<자료=‘국내은행의 혁신성 제고를 위한 과제’ 세미나 자료집>

창업·재기기업 비중이 50%를 넘은 은행은 2곳에 그쳤다. 상위권 2곳이 각각 61.1%와 51.8%인 반면, 하위권 2곳은 22.8%와 34.7%에 그쳤다. 상위권 2곳의 경우 창업·재기기업이 아닌 상대적으로 자금조달이 유리한 기업에 대한 투·융자 비중은 40%대인 반면, 하위권 2곳은 60~70%대 후반에 달했다는 의미다.

창업·재기기업에 대한 투·융자 비중 점수는 신한은행이 가장 높았고, 외환과 씨티가 뒤를 이었다. 최하위는 농협이었고, 국민과 SC가 뒤를 이었다.  

은행혁신성 평가 점수

<자료=금융위원회>

중기대출과 창업·재기기업 투·융자 비중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한 은행들의 전체 혁신성 평가 순위도 높았다. 은행 혁신성 평가는 위의 항목들을 포함해 총 9개항목의 보수적 금융관행 개선 지표, 14개의 기술금융 확산 지표, 4개의 사회적 책임이행 지표로 이뤄졌다.

이번 평가에서 8개 일반은행 중 가장 점수가 높은 은행은 신한이었고, 우리와 하나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점수가 가장 낮은 은행은 씨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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