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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경쟁사 담배 진열비율·판매까지 제한

편의점 진열 ‘갑질’…고속도로 휴게소는 자사 제품만 판매토록

기사입력2015-02-16 16:15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KT&G가 편의점 가맹본부와 체결한 진열대 차별취급 계약서
<자료=공정거래위원회>

KT&G가 경쟁사 담배의 진열과 판매를 제한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편의점에서 경쟁사업자 제품의 진열비율을 제한하는 등 부당하게 고객을 유인한 KT&G에 대해 시정명령과 총 25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KT&G는 경쟁사 제품을 소비자 눈에 덜 띄게 하기 위해 8대 편의점가맹본부와 편의점내 카운터 뒤편의 담배진열장 내에 자기 제품을 전체의 60~75% 이상 채우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경쟁사업자가 편의점가맹본부와 자유롭게 진열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구조적으로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경쟁사업자는 각 편의점내 진열장의 25~40%이하만 자기 제품을 진열할 수 있게 됐다.

고속도로휴게소 등에서는 자사 제품만 취급하는 조건으로 이익을 제공하기도 했다. 고속도로 휴게소, 관공서·대학·군부대·리조트 등의 구내매점을 운영하는 업체들과 이면계약을 체결해 자기 제품만 취급하는 대가로 공급가 할인, 콘도계좌 구입, 현금지원, 물품지원(휴지통, 파라솔, TV) 등의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것이다.

대형할인마트, 대형슈퍼마켓 등에게는 자사 제품만 취급하는지 여부에 따라 할인율을 차별했다. 예를 들어 KT&G 제품만 취급한 마트에는 할인율 3%를 적용했지만, 경쟁사 제품을 제한적으로 취급한 슈퍼마켓에는 1.5%, 경쟁사 제품을 취급하지만 KT&G 제품만 광고한 마트에는 1%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경쟁사 제품 판매를 감축하면 이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기도 했다. 일정 기준시점보다 감축할 때마다 갑당 250~1000원의 정액보상금을 지급한 것이다.

공정위는 과징금 25억원과 함께 이에 대해 동일행위를 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향후 금지명령을 내렸다. 또 ▲해당 행위사실들의 거래상대방인 편의점가맹본부와 대형할인마트 등에 대한 법위반사실 통지명령 ▲경쟁사업자의 진열비율을 제한하고 있는 계약조항 수정명령 ▲경쟁사제품을 취급하지 말도록 한 이면계약의 삭제명령 등의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담배시장의 1위 사업자인 KT&G가 그간 대부분의 담배 유통채널에서 전방위적으로 행한 불공정거래행위를 적발·조치함으로써 독과점구조가 고착화된 담배시장에서의 경쟁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특히 KT&G의 행위로 인해 고속도로휴게소 등에서 상품선택의 기회가 상당부분 제약받았던 소비자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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