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산업 활성화를 위해 연료전지 사업자에 대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종영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3일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 이원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국회입법조사처가 공동 주최한 연료전지산업 활성화 세미나에서 “연료전지산업은 아직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므로 산업정책을 통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료전지란 수소를 산화시킬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시키는 방식이다.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로 주목을 받고 있으나 현재 기술로는 물에서 수소를 추출할 수 없어 액화천연가스인 LNG를 연료로 삼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LNG 도매공급비용

기준:2014년, 단위:원/㎥ <자료=연료전지산업 활성화 세미나 자료집>   ©중기이코노미

문제는 LNG 가격이다. 업계에 따르면 연료전지 전체 공급비용의 65%가 연료비다. 현재 연료전지는 열병합용으로 분류돼 ㎥당 47.57원에 한국가스공사로부터 LNG를 공급받고 있다. 연료전지산업용 LNG는 열병합용으로 구분된다. LNG 평균도매공급가격인 55.59원 보다는 저렴하지만 산업용(27.8원)이나 냉난방용(42.07원)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연료전지산업 활성화포럼 운영회원인 이종영 교수는 “연료전지산업은 기존 LNG발전소와 비교했을 때 친환경인데다 에너지효율도 높다”면서 “LNG 공급비를 조정할 수 있는 정당한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열병합용 LNG 공급비를 낮출 경우 한국가스공사의 총괄원가제에 따라 다른 항목의 공급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이 교수도 “한쪽을 낮추면 다른 한쪽을 올려야 하므로 변동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연료전지에 대한 LNG 공급비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박인환 한국가스공사 영업처 처장은 “LNG공급비는 정부 정책이나 국회 입법을 통해 결정되면 가스공사에서 검토할 수 있는 사안으로, 지금 단계에서 입장을 밝히기는 곤란하다”면서도 “연료전지 LNG공급비를 인하하면 다른 국민들이 쓰는 요금이 인상돼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사실상의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에서 연료전지에 대한 가중치를 높이자는 제안도 나왔다. 연료전지사업자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자인 발전사업자에게 전력을 판매하는데, 이때 연료전지에 대한 가중치를 현재 2.0에서 2.5~3.0 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종영 교수의 말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의 경우 가중치를 평균 5.0가량 부여하고 있다. 이 교수는 “연료전지는 ESS와 마찬가지로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산업육성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가중치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와 같은 가중치로는 신에너지로서 연료전지 사업이 성장할 수 없다”고 했다.

연료전지산업은 ‘미래 성장동력 플래그십 프로젝트’로 선정되는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정부는 2035년까지 분산전원 15%를 달성하고 총에너지 중 신재생에너지 보급비율은 11%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유재국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한국은 수도권에 에너지 수요가 집중돼 있으나 그 지역에서는 발전이 이뤄지지 않아 필연적으로 송배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필요한 곳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분산전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조사관은 “연료전지산업은 넓은 면적이 필요하지 않아 수도권에도 설치할 수 있으며 확장성, 환경성,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우수해 분산전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연료전지산업을 분산전원 활성화 차원에서 보고 다양한 정책들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