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노동연구원 김복순 책임연구원이 월간 ‘노동리뷰’에 기고한 ‘사업체 규모별 임금 및 근로조건 비교’에 따르면, 2014년 근로자 300인 미만 중소규모 사업체의 임시직 신규채용이 전체 고용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나쁜 고용’만 늘어나는 형국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임금격차의 확대다. 지난해 중소규모 사업체 직원의 월평균 임금은 204만원으로 대기업 직원 임금 359만8000원의 56.7%에 그쳤다. 10년 전인 2004년 중소기업 직원의 임금은 142만3000원으로 대기업직원 238만원의 59.8%였다. 10년 동안 상대임금 비율이 3.1%포인트 떨어지는 동안 임금격차는 95만7000원에서 155만8000원으로 60% 이상 벌어졌다. 더욱이 중소기업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대기업 비정규직보다도 낮았으며,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대기업 정규직의 4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확대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2분기 현재 1년간 실질임금 상승률은 중소기업 -2.97%포인트, 대기업은 -1.73%포인트였다. 임금 하락기조에는 중소기업의 하락세가 가파르고, 반대로 상승기조에서는 대기업의 상승세가 확연하다보니 양자 간 격차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임금이 경제 전반에 걸친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정부가 모를 리 없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연차 총회가 열린 미국 워싱턴에서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며 임금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라곤 가계소득증대세제 3종 세트, 공무원 보수인상 같은 총론적 부분에 그쳐있다. 실질임금 하락의 직격탄을 맞는 중소기업 및 해당 직원을 위한 정책은 고사하고 고민의 흔적도 찾을 수 없다.
고용증가세를 짊어지고 있는 중소기업 고용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중소기업 지원책, 규모별 임금격차 완화를 위한 정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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