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학위 졸업예정자 A씨는 학위논문 제출과정에서 큰 낭패를 볼 뻔했다. 학위논문 제출시스템(dCollection)에 논문을 제출하면서 1년간 비공개를 요청한 후, 이 기간 안에 특허출원을 마쳐 특허등록을 받을 때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B씨가 “서지사항인 초록은 비공개 대상이 아니므로 특허출원 전에 발명이 공개된 것”이라며 특허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하고 나서면서 일이 복잡하게 꼬였다. 이 사건은 결국 특허심판원 무효심판으로 넘어갔다. 

<자료=특허청>

이 사건(2014당1581)의 쟁점은 ▲초록이 실제로 비공개 요청기간인 특허출원 전에 공개된 것인지 여부와 ▲만일 공개됐다면 발명자의 의사에 반한 공개라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천만다행으로 26일 특허청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이 무효심판에서 특허권자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특허심판원은 “제출된 증거자료만으로는 초록의 특허출원 전 공개 여부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고, 발명자가 특허출원을 이유로 논문의 비공개를 요청한 이상 발명의 핵심적 내용을 기재한 초록을 공개하거나 공개를 용인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특허청은 이처럼 학위논문 제출과정이 자칫하면 연구결과물 특허등록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며 연구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시스템 미비, 혹은 본인 부주의 등으로 공개되는 경우 특허 획득에 장애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초록 등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공지된 경우라도 그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실제로 쉽지 않아 ‘자신의 논문 때문에’ 특허출원이 거절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허청은 현행 학위논문 입력시스템이 발명의 핵심내용을 기재한 초록 등을 필수 입력사항으로 설정하고 비공개 요청 시에도 이를 공개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이로 인해서도 특허등록이 거절될 수 있다며, “시스템을 세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보다 더 안전한 것은 논문 등재 이전에 특허출원을 서두르는 것이다. 특허심판원 주영식 심판장은 “학위논문이나 연구결과물은 등재시스템에 올리기 전에 특허출원을 먼저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불가피하게 공개된 경우에는 공지예외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허법 30조에 근거한 이 제도는, 발명이 비록 출원 전에 공지됐더라도 일정 요건을 갖춰 공지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특허출원을 하면 공지된 것으로 보지 않는 규정이다.
 
특허청은 위에서 언급한 사례와 유사한 연구비 신청 시스템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이 시스템에 등재한 내용 때문에 본인의 특허등록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연구비 지급 기관들도 특허출원 전에는 연구내용의 비밀을 철저히 유지해 주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의 세심한 주의는 말할 나위도 없다고 덧붙였다.

<자료=특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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