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기업은 서울 중구 지하철 4개 노선이 통과하는 교통요충지에 위치한 B빌딩 9층 일부를 소유하고 있다. 1998년에 준공한 이 건물은 지상 1층에서 10층까지는 상가이고 11층부터 20층까지는 오피스텔로, 현재 공실이 없다. 국내외 관광객과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하루에도 수만명씩 왕래하는 곳이며, 상주인구만 4000여명에 이른다.

전용면적 132평(약 436.4㎡), 계약면적 600평(약 1983.5㎡) 규모의 9층 전체는 식당으로 구성돼 있다. 한식, 중식, 분식, 커피전문점 등으로 대부분 영세한 임차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고, 일부 명도가 이뤄진 상태다. 지금까지 약 15년동안 시설 및 업종변경 없이 운영돼 수익성과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이며, 개별적이고 단기적인 안목으로 제각각 운영이 이뤄져 전체적인 시너지효과가 미미했다.

9층 일부를 소유하고 있던 A기업은 2년 전 9층 전체를 일괄 매입해 현대식 시설로 리모델링한 후 전문화된 현대식 푸드코트로 운영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건물의 가치를 높이고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빌딩은 15년 전 최초 사업시행자가 자금부족으로 토지 전체를 확보하지 못해 상가는 건물만 분양하고 부속토지는 소유권 대신 50년간 사용권이 주어진 상태다. 즉 상가 수분양자는 토지지분이 없고 건물만 소유권을 갖고 있는 셈이다. 특히 9층의 경우 전용면적 기준으로 2.5㎡씩 약 200개로 쪼개 분양해, 한 명의 수분양자가 독자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9층 전체를 매입키로 한 A기업은 계약금을 지급하고, 중·잔금을 금융권으로부터 조달하고자 했으나, 결국 거절을 받았다. 토지 소유권이 없고 건물도 소규모의 구분등기로 나누어져 있는 상태에서 대출해 주는 은행이 없기 때문이다.

A기업과 함께 건물 가치증진 방안을 고민하던 중, 우선 약점요인인 ‘건물 분 구좌분양으로 인한 토지소유권 없음’은 50년간 사용권이 있어 향후 35년간은 사용할 수 있고 또 건물지분 만큼 ‘토지사용권’은 있어 사실상 토지에 대한 법적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를 등기부에 등기해 공시를 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50년 후에도 연고권을 보장해 주는 계약서 내용도 있어, 만일 재건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시 사용권을 재계약하거나 최초 시행사로부터 토지 지분 일부분이라도 추가매입하면 토지에 대한 권리를 확보할 수도 있다. 상담을 통해 200개 개별구분등기는 ‘건축물대장의 기재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칙’ 제17조 제1항에 의거 전유부변경(합병)신청을 해 200개 소유권을 건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개 소유권으로 통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상업용건물은 임대료를 환산해 매각금액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임대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업종 및 업태선정과 임차인의 신용도와 브랜드 결정에 집중해야 한다. A기업은 우리나라 외식업체 대기업 계열회사와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고, 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약간 줄이는 대신 매출과 연동한 수익배분을 하는 조건으로 수익극대화 방안을 찾아냈다. 인테리어도 임차인이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C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약 40억원을 투입해 월 수익 약 1억9000만원이 예상되고 있다. 연간 22억여원의 수익(6억원의 임대수익 및 16억원의 운영수익)에다, 보증금까지 고려하면 그 수익은 더 커지게 된다. 2년이면 투자 원금을 모두 회수하고, 이후 영업실적이 정상궤도에 오르는 시점에서 매각할 경우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 건물은 법적인 하자로 인해 가치가 저평가돼 대출이 불가능했으나, 이를 해소할 방안을 찾아내 수익극대화와 기업가치를 높인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서울 교통중심지에 자리잡아 인근 지역개발 및 상권활성화 정책으로 미래가치가 계속 증가될 곳이다. 또 차별화된 전문음식점을 개발해 수익향상과 더불어 이후 확보된 수요자 및 브랜드로 거래가격 상승이 기대되며, 인근지역 내 대형 전문음식점이 없어 희소가치도 충분했다. 이와함께 대기업 입점과 현대식 리모델링으로 사용가치가 증가될 뿐 아니라 실제 운영이 정상화되는 시점에는 자산가치도 현재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기업은 해당 부동산 매입에 앞서 세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 대상물건의 탐색, 현황조사, 소유권 및 제한물권, 지역지구와 규제사항, 향후 도시계획, 금융채무, 활용용도의 적합성, 향후 개발잠재력 보유여부, 적정가격조사, 인근부동산과의 시너지 가능성, 수익력의 측정, 사업성분석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업 부동산전략 수립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주)밸류마크자산관리 송상열 대표]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