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장품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서울지역 기업 중 78.7%가 표시·광고 위반에 의한 처분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표시·광고 위반 기업에게는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지만, 대한화장품협회를 통해 이에 대한 자문을 받은 기업은 바로 행정처분으로 가지 않고 시정명령이나 경고조치만을 받을 수도 있다.

지난 4일 개최된 ‘2015년 화장품 사전사후관리방안 설명회’에서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서울식약청) 의약품안전관리과 현미영 주무관은 “올해 표시·광고 위반으로 판단되는 130여개 품목을 수거해 집중점검할 예정”이라며, 위반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업체들은 대한화장품협회 자문을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잘못된 광고 및 용기·포장 표시, 행정처분 부를 수도

표시·광고 관련 행정처분 현황 (서울 지역)

단위: 건수 <자료=2015년 화장품 사전사후관리방안 설명회/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중기이코노미

화장품 제조업자·제조판매업자 등은 화장품법 시행규칙의 11개 화장품 표시·광고 준수사항을 지켜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위반한 사항에 따라 2개월 또는 3개월간 해당품목의 판매정지 또는 광고정지의 처분을 받게 된다. 행정처분 횟수에 따라 판매·광고 정지 기간은 최대 1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화장품 광고·표시 위반 건수(281건) 가운데는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9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항 표시(84건) ▲기능성·유기농 화장품 오인 우려(48건) ▲사실과 다른 경우(34건) ▲‘최고’ ‘최상’ 등 절대적 표현을 사용한 경우(16건) 등이 많았다.

현 주무관은 “기업들은 화장품의 정의와 의약품의 정의를 다시 한번 되겨야 한다. 화장품법을 어기고 의약품인 것처럼 광고하는 제품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광고에 여드름 치료, 탈모치료, 피부 손상 복구 등의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의약품을 위한 것으로 화장품 광고에서 사용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주요 표현으로는 ▲질병 진단·치료 ·경감·처치·예방 ▲의약적 효능·효과 관련 ▲피부개선 관련 ▲신체개선 관련 등이다.

예를 들어 피부개선 관련 표현으로 ‘홍조, 홍반을 개선 또는 제거한다’는 등의 직접적으로 피부개선의 의미를 표현하면 의약품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표현을 ‘메이크업을 통해 홍조, 홍반을 가려준다’ 등으로 설명하는 것은 가능하다.

표시·광고 점검, 화장품협회에 자문 가능…정기감시에는 품질관리 신경써야

이 가운데 대한화장품협회 자문은 처벌 수위를 낮출 수도 있는 방안으로 소개됐다.

현 주무관은 “표시·광고 관련 점검을 할 때에는 1차·2차 포장의 광고문구나 표시사항 등을 조사한다”며 “서울식약청에서는 대한화장품협회에 광고심의를 위탁하고 있다. 때문에 업체들은 화장품협회에 표시·광고에 대해 자율적으로 자문을 구할 수 있다. 특히 자문을 받은 기업은 문제가 생기더라도 바로 행정처분을 받는 것이 아니고, 시정명령 정도만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표시·광고 품목에 대한 점검은 주로 민원요청에 의해 실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현 주무관은 설명했다. 서울식약청 본부의 지시가 있거나 지자체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도 실시하며, 대한화장품협회의 자문을 받지 않은 제품을 위주로 집중적으로 점검하기도 한다.

주요 점검품목은 유기농 화장품, 영유아용 화장품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품목과 1년간 3회 이상 광고·표시 준수사항을 위반한 화장품이다. 점검은 2014년 개정, 올해 1월1일부터 시행된 ‘화장품 표시·광고 관리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실시한다.

광고·표시기재 점검결과에 따른 조치

<자료=2015년 화장품 사전사후관리방안 설명회/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중기이코노미

불법 표시·광고의 화장품 판매가 적발되면 지방청과 지자체는 국내 제조판매업자 또는 판매자에게 행정처분, 수사의뢰 또는 고발조치를 내린다. 해외주소이거나 주소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하고, 포털사 게시물인 경우 해당 포털사에 게시물 삭제 요청을 한다.

이밖에 정기감시·수시감시·기획감시도 진행된다. 서울식약청은 서울청 관내 화장품 제조업자·제조판매업자 133개소를 대상으로 정기감시를 실시할 계획이다. 정기감시는 안전청이 연간 1회 해당기업에게 사전에 통보하고 현장 점검을 하는 것으로 조직·시설·제조품질관리·표시기재 등 화장품 법령 전반에 걸쳐 점검한다.

현 주무관은 “서울청 관내에만  500개 이상의 제조업자와 3000여개의 제조판매업자가 있다. 제조업자의 경우 3년에 한 번 정기감시를 하고 있으며, 제조판매업자는 위반 횟수와 생산 및 수입실적을 고려해 선정해 실시하고 있다. 올해에는 제조업자 97개, 제조판매업자 36개소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제조업자와 제조판매업자의 정기감시 중점 점검사항은 거의 유사하다. 제조업자의 경, 제조관리기록서를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특히 제조 및 품질검사를 위탁한 제조업자의 경우에는 ▲수탁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이행 여부 ▲부적합 원료 사용 여부 ▲제조판매업자의 지도감독에  대한 적정 이행 여부 등을 확인한다. 이와 함께 행정처분을 받았던 제조업자의 경우 처분 이행 여부와 각종 지시사항 이행 여부 등을 점검한다. 

제조판매업자의 경우 제조관리 등은 점검하지 않는다. 대신 품질관리 적정성 여부를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품질관리 업무 절차서, 제품 표준서, 품질관리 기록서를 반드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품질관리 기록서에는 제품을 유통하기 전 제조번호별로 품질 검사를 실시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현 주무관은 “품질점검 때 품질시험 성적서(유통 전 제조번호별 품질검사)가 없는 제조판매업자가 있었다. 제조업자가 성적서를 보유하고 있다며 가져오겠다고 했지만 이는 허용되지 않는다. 품질이 적절한지 확인하지 않고 출고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처분을 받아야 한다”며 품질검사를 실시해 적합 여부를 확인해 판매할 것을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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