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다 할 담보도 없고 신용등급마저 낮아 대출 받기가 곤란하지만, 사업전망 등 비계량 정보 평가를 통해 중소기업에게 자금을 대출해주는 ‘관계형 금융’이 겉돌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최근 3개월 동안 1400억원(중복 포함)의 관계형 금융 실적을 냈다고 뉴시스는 5일 보도했다. 이는 ‘기술금융’이 본격 추진된 지난해 7월부터 3개월간 4대 시중은행이 낸 8818억원의 실적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금융위원회가 은행권에 ‘기술금융’ 확대를 독려함에 따라 관계형 금융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에앞서 지난해 11월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상당부분 지원이 겹치는 기술금융과 관계형 금융을 각각 추진하면서 은행들이 고민에 빠졌다고 한국경제는 보도했다. 이에대해 금감원은 기술금융과 관계형 금융은 서로 겹치거나 상충돼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은행의 보수적 관행개선을 위해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해명했다.

기존금융과 관계형 금융 비교

<자료=금감원>

금감원의 설명에 따르면, 담보·보증 중심의 관행에서 벗어나 기술·사업성 평가(TCB 기술신용평가)를 기반으로 지원되는 금융이 기술금융이다. 관계형 금융은 은행의 단기여신 관행을 개선하고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대표자의 경영의지·평판 등 비계량 정보가 양호하면 장기여신 공급, 경영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중소기업의 경우 사업전망이 양호해도 은행에 충분한 담보나 보증을 제공하지 못하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경우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지원받지 못하는 실정이기 때문에 외형적인 것보다는 성장가능성, 대표자의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관계형 금융을 도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계형 금융 역시 기존의 담보·보증에만 의존하던 중소기업 대출 관행을 바꾸기 위해 도입된 배경만큼은 기술금융과 다르지 않다. 또 사업전망 등을 평가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을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업종도 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이 혼란스러워 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기술금융 확대 추진에다 관계형 금융까지 더해져 금융당국의 눈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취지는 좋은데, 실적위주의 은행들이 비계량 정보들을 제대로 평가할지 의문시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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