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조찬강연에서 “저물가가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이 우려된다”며 “내수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적정수준의 임금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는 경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다”며 “내년도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해 적정수준의 임금인상 정책도 펼치겠다”고 밝혔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개인소득 비중이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 국민총소득(GNI) 가운데 개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67.9%에서 2012년 60.8%로 7.1%포인트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OECD 개인소득 비중 평균치는 69.8%에서 66.9%로 2.9%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다. 그만큼 법인소득의 비중은 커졌다는 얘기다. 결국 개인(가계)에게 돌아갈 소득이 법인으로 돌아가면서 공정한 분배가 이뤄지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최 부총리 역시 “기업소득은 늘지만 가계소득은 늘지 않고 있다”며 “적정수준의 임금인상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최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국민들은 의구심을 먼저 갖고 있다. 경제부총리의 임금인상 필요성 발언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도 실제 이뤄진 게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임금인상은 바라지도 않으니 서민들, 중산층들 주머니나 털어가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증세는 없다며 ‘국민건강’ 운운해 가며 담뱃세를 올려 세금을 더 거두었고, 가계 가처분 소득은 줄어들고 천정부지 치솟는 가계부채는 모른 체 ‘부동산경기 활성화’ 운운하며 빚내서 집사라고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했다. 게다가 임금을 올려 내수진작을 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등 실질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고민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실제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임금인상 말했다’며 해야 할 일 다한 듯 우길까 국민들은 우려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진심이라고 믿을 수 있는 대책이 이제는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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