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올해 상반기 채용 과정에서 스펙 항목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오는 9일부터 진행할 상반기 대졸 채용 원서 서류접수 과정에서 지원자의 사진, 외국어성적, IT활용능력 등의 항목을 삭제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연락처와 주소, 학력, 전공, 학점 등 기본 항목은 남겨두게 된다.

이 회사는 서류전형 과정에서 자기소개서 평가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SK그룹 인재육성위원회는 “지원자가 자기소개서 항목들에 답하면서 이른바 ‘스펙’과 관련된 해외 경험이나 수상경력을 쓸 수는 있겠지만 그런 내용을 높이 평가하려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재육성위원회는 “과도한 스펙쌓기 경쟁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직무수행 능력 중심의 열린 채용을 정착시키기 위해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영업직이나 제약연구 등 특정 직무에서는 업무 적합성 차원에서 외국어성적이나 자격증을 기재하도록 할 예정이다.

재계 5대 그룹인 SK가 이 같은 채용 계획을 밝히면서 구직시장의 과열된 스펙 지상주의가 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LG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서류전형에서 사진과 수상경력, 어학연수, 인턴, 봉사활동 입력란을 없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올해 상반기 공채에서 대학동아리와 봉사활동 기입란을 삭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