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물건을 판매하는 특약점에 판매목표를 할당하고, 매출목표 미달을 이유로 판매장려금을 주지 않은 농심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원을 부과받았다. 특약점이란 농심 제품(라면, 스낵 등)과 상품(생수, 음료 등)을 사다가 소매점에 넘겨 파는 대리점으로, 공정위에 의하면 전국에는 559개의 농심 특약점이 있다.

공정위는 농심이 판매마진이 아주 박하거나 역마진의 상황에 처한 특약점을 대상으로 판매목표를 설정하고, 여기에 미치지 못하면 판매장려금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판매장려금 지급기준을 특약점에 불리하게 변경하는 등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농심이 목표 달성률이 80%에 미치지 못하면 판매장려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공정위는 의미를 부여했다. 공정위는 특히 판매장려금 지급은 판매목표를 강제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경우처럼 마진이 극히 박하거나 역마진의 상황에서 판매장려금이 정상적인 유통마진을 대체하는 경우 사실상 판매목표를 강제하는 효과를 갖는다고 봤다.

농심 특약점은 소매점에 넘기는 주요 판매가가 매입가보다 낮아지면서 정상적인 마진을 얻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으로는 매출목표 달성이 어려운데, 농심은 이 목표를 달성한 특약점에 대해서만 판매장려금을 지급함으로써 판매목표를 강제했다는 것이다.

공정위은 또 농심이 2012년 5월 판매장려금 지급 조건을 특약점에 불리하게 변경한 것도 확인했다. 특약점의 특정 상품 판매실적이 저조할 경우 해당 상품뿐만 아니라 전체 상품 매출액에 따른 장려금 지급도 최고 50%까지 감액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농심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남용과 판매목표강제, 불이익 제공 등의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5억원의 정액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8일 발표했다. 법위반 기간 등을 정확히 특정할 수 없어 정액과징금을 부과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한편 이번 조치는 공정위가 판매장려금을 판매목표 강제 수단으로 봤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공정위 관계자는 “본사와 유통점 간의 다양한 불공정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공정거래법을 적용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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