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날은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노동자를 기리기 위한 미국의 1908년 3월8일 궐기에서 유래한다. 이날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 1만5000명은 뉴욕 럿거스 광장에 모여 파업시위를 벌이며, 생존을 위한 노동의 권리(빵)와 인간다울 참정권 등의 권리(장미) 모두를 포기할 수 없다고 외쳤다. 이에 따라 ‘빵과 장미’는 여성의 날을 대변하는 상징이 됐다. 

이러한 유래 덕분에 UN은 1975년부터 매년 3월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정해 기념하도록 했고, 우리나라는 1987년부터 여성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해마다 이 날을 앞두고는 여성 권익 관련 각종 자료들이 공개된다.

올해 나온 자료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것은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현지 시간으로 6일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glass-ceiling index)’다. 주지하다시피 유리천장은 여성과 소수민족 출신자들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조직내 장벽을 뜻한다. 다만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는 남녀간의 고등교육 향유 비율, 경제활동 참여도, 임금 격차 등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지수가 낮을수록 유리천장이 두껍다는 의미가 된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유리천장 지수는 100점 만점에 25.6점으로 조사대상 OECD 28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3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다. 1위인 핀란드의 80점과 견주면 3분의 1 수준이며, 전체평균 60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슬람 국가인 터키는 물론 일본보다도 순위가 낮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유리천장 지수에 고등교육 향유 비율이 이미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74.5%로 남학생(67.4%)보다 월등히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리천장 지수가 꼴찌였다는 것은 취업이나 승진 등 노동현장에서 여성이 받는 상대적 불이익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웅변하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