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 3년차를 맞았다. 현재까지 설립된 협동조합의 수는 6251개. 정부는 이제 양적 성장보다 내실 갖추기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차영환 성장전략정책관은 지난 9일 김기준 의원실이 주최한 국회 협동조합활성화포럼에서 “지금까지는 협동조합 설립을 중점적으로 지원해 왔다면 올해부터는 운영 내실화에 힘쓸 계획”이라면서 “협동조합 운영과정에서의 세무, 노무, 법무 등 전문분야에 대한 경영 컨설팅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12년 12월부터 시행된 협동조합기본법은 협동조합을,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사업조직으로규정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 기준 전국에 설립된 협동조합의 수는 6251개다. 차 성장전략정책관은 협동조합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말에는 8500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기업기본법 개정으로 지난해부터는 협동조합도 중소기업의 지위를 획득했다. 차 성장전략정책관은 “정책지원 과정에서 다른 법인과의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동조합 진입이 제한된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개선해 나가겠다”면서 “공공기관 평가에서 사회적협동조합 물품 구매 실적을 반영해 경영 판로 개척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협동조합의 자립·자조 원칙을 강조하며 직접적인 자금지원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협동조합을 지원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준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국전력은 공모를 통해 선발된 협동조합 9곳에 총 4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김기준 의원실이 주최한 국회 협동조합활성화포럼이 지난 9일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중기이코노미

차 성장전략정책관은 “한전 사례를 대기업까지 확대해 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협동조합을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설명회를 열 것”이라며 “(대기업의 협동조합 지원은) 협동조합 발전에도 기여하고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 제고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협동조합 육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이란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 제공,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주로 수행하는 비영리법인이다. 2014년 말 기준 사회적협동조합은 233개로 전체 협동조합의 0.4%에 불과하다. 지자체 신고를 통해 설립할 수 있는 일반협동조합과 달리 사회적협동조합은 중앙정부 인가를 받아야만 설립할 수 있다. 중앙정부 인가까지 과정이 까다로워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이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회적협동조합 인가 주체의 이관 문제는 올해 중으로 확정된다. 차 성장전략정책관은 “협동조합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협동조합에 대한 중앙정부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지자체 상황을 고려해 지자체장 재량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두 의견 모두 타당한 측면이 있어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협동조합 등기시한이 촉박하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 등기시한은 기존 21일에서 60일로 연장한다. 관련 법을 개정해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서는 국공유재산을 우선 임대해주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의 정관이 변경되면 등기를 새로 해야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등기 의무요건도 간소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