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그룹 사외이사들이 지난해 상정된 이사회 안건에 대해 100%에 가까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사외이사제도가 사실상 감시 기능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167개 기업의 사외이사 활동내역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사외이사들은 총 1만3284표의 의결권을 행사했으며 이중 99.7%가 찬성이었다고 10일 밝혔다.

찬성이 아닌 41표 중 반대는 13표, 유보․보류는 28표로 나타났다. 이사회에 불참한 경우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조사대상 그룹 37개 중 사외이사 찬성률이 100%인 곳은 25개였다.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진, KT, 두산, 신세계, CJ, LS, 금호아시아나, 동부, 현대, S-OIL, 현대백화점, 효성, 영풍, 한진중공업, KCC, 태광, 대성, 세아, 태영, 아모레퍼시픽, 삼천리, 한솔 등이었다.

삼성(99.9%), SK(99.9%), GS(99.4%), 대림(99.5%), 한라(99.3%), 교보생명(98.1%), KT&G(95.9%) 등도 찬성률이 100%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유보․보류에 의한 것으로 반대표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출자총액 기업집단 사외이사들의 반대표는 13건에 그쳤다. 한화 5건, 현대차 4건, 동국제강 2건, LG와 OCI가 각각 1건씩이었다. 

대기업 그룹 사외이사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4900만원이었으며, 이사회 참석 한 회 차당으로는 평균 450만원씩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평균연봉은 삼성그룹이 75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CEO스코어는 이번 자료에 대해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감시하기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제도가 취지와는 달리 경영진을 보호하거나 상부상조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금 확인됐다”고 설명했다.